한 기자가 시승하던 1억 넘는 고급SUV 포르쉐 카이엔이 고속도로에 멈춰섰다. 포르쉐의 품질이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도 있다.
19일(일) 포르쉐 카이엔 디젤 3.0을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A기자는 황당한 경험을 했다. 고속도로 2차선을 달리던 차의 시동이 꺼지며 갑자기 멈춰섰기 때문이다. 멈춰선 계기반에는 '예열경고등'이 켜져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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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차는 1시간을 채 못달리고 다시 고속도로 2차선에 멈췄다. 이번에도 시동키를 뺐다가 다시 끼우려 했지만, 이번에는 전자장비 이상으로 시동키가 아예 끼워지지도 않았다. 결국 기자는 고속도로 2차선에 꼼짝달싹 못하고 서있게 됐다. A기자는 '살아야 한다'는 생각과 극심한 공포로 머리속이 복잡해져 이 상황을 취재할 생각도 못했다. A기자는 "10여분간 사투를 벌인 끝에 키가 다시 꽂혔고 시동도 다시 걸렸지만 시승하기가 너무 두려워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포르쉐 수입원 슈투트가르트 스포츠카 관계자는 "우리도 정비 센터에 수리를 예약해놓은 상태라 아직 정확한 시동꺼짐 원인은 파악하지 못했다"면서 "이 차는 주행거리가 4000킬로 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수엑스포 독일관에 지원 됐던 차량으로 지나치게 험하게 탔기 때문에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르쉐의 품질문제가 예전같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포르쉐는 지난 수년간 미국 JD파워 초기품질 평가(IQS)에서 2위와 격차를 벌이며 압도적인 성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최근 평가에선 도요타 렉서스나 재규어보다 품질이 떨어졌다는 결과가 나왔다.
리콜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 포르쉐는 리콜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2008년부터 작년까지 리콜 수가 1년에 한건에도 미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연료 누유, 시동꺼짐, 헤드램프 이탈 등 중대 결함이 이어지고 있다. 품질 수준이 우수하고 설계를 크게 바꾸지 않던 911 등의 스포츠카를 주로 만들던 메이커가 갑자기 카이엔, 파나메라 등 제품 수를 크게 늘렸기 때문에, 이전과 동일한 품질관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한용 기자 / whynot@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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