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연휴는 주말이 겹쳐 유난히 짧다. 29일 토요일에 시작해 월요일까지. 단 사흘뿐. 벌써부터 짧은 연휴 끝에 ‘화요병’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짧은 만큼 더 치열해질 교통상황, 짧다고 줄일 수 없는 명절 음식 장만과 차례 준비.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근지근거리는 일명 ‘명절증후군’을 부른다. 게다가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장거리 이동과 환경변화가 더욱 부담이 될 아이 건강까지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 대부분의 약국도 병원도 쉬는 연휴, 명절마다 되풀이되는 명절증후군 예방을 위해 요일별 건강관리법을 알아보자.
짧은 연휴로 벌써부터 귀성길 교통체증이 걱정.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차를 타고 이동하다 보면 멀미나 두통, 복통 등 불편한 신체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명절연휴 기간에는 당번약국만이 문을 열고, 그 마저 꽉 막힌 도로나 외딴 곳에서 갑자기 찾기 쉽지 않기 때문에 명절연휴에 앞서 상비약 준비는 필수다.
◆연휴 전일 금요일, ‘명절상비약’ 챙기자
평소 복용하는 약과 함께 멀미약, 해열진통제, 소화제, 지사제, 상처 치료제, 화상 치료제 및 소독제 등의 구급약을 챙기자. 특히 아이가 있다면 어린이용 해열제와 체온계를 반드시 챙긴다.
이 때 집에 보관해둔 상비약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효기간이 지난 약은 약 효과가 떨어지고 변질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표시된 유효기간을 확인해야 한다. 아이가 자주 복용하는 액상 해열제는 특히 변질되기 쉬워 주의가 필요하다. 병체 보관한 일반 시럽제나 현탁액은 개봉 후 어느 정도 두고 복용이 가능하나, 가능한 빨리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더욱이 처방 후 덜어서 조제한 액상제제의 경우 보관용기가 바뀌게 되므로 되도록 빨리 사용하도록 한다. 이 밖에도 권장 용량·용법이나 복용 시 주의사항 등을 알고 떠나면 좋다.
◆연휴 첫 날 토요일, 멀미약은 30분 전에
평소 멀미를 한다면 귀성길 승차 30분 전에 멀미약을 복용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단 진통제, 감기약, 항히스타민제 등의 다른 약과 함께 복용했을 때 이상반응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으므로 복용 전에 복약상담을 하거나 제품 라벨지에 적힌 용량·용법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멀미약 복용 시 졸음이 올 수 있어 운전자는 멀미약 복용을 피하는 것이 좋고, 만 3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의사처방 없이 임의로 멀미약을 먹이지 않아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에 비해 귀 속의 평행기관 발달이 미숙하기 때문에 쉽게 멀미를 겪을 수 있는데, 이를 대비해 평소 다니던 소아청소년과에서 해 귓속 멀미약을 처방 받는 것이 좋다.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원장은 육아서적 <삐뽀삐뽀 소아과 119>에서 “아이가 멀미로 힘들어 하면 주기적으로 쉬어주고 환기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달리는 차 안에서 옆을 보면 멀미가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앞을 보게 하거나 다른 일에 몰두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차만 타면 자주 토하는 아이의 경우 부모가 격려의 말을 통해 아이를 안심시켜 주는 것이 멀미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차 타기 전에는 되도록 음식을 먹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추석 당일 일요일, 과식 후 소화불량엔 ‘소화효소제’
짧은 연휴에 귀경과 함께 숨 돌릴 여유도 없이 고정된 자세로 음식을 장만하고 또 추석날 역시 부랴부랴 차례 준비를 하다 보면 기름냄새에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긴장성 두통,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과식으로 인한 소화불량을 예방하려면 밀가루 음식을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하고 음식은 되도록 천천히 씹어먹는다. 과식 후 소화불량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효소제를 주로 사용하지만, 평소 본인의 증상을 꼼꼼하게 관찰 후 의사, 약사와 상의해 올바른 소화제를 준비해 놓는 것이 좋다.
뒷목이 뻐근하고 관자놀이가 조여오는 느낌이 오면, 잠시 어두운 곳으로 가서 휴식을 취하거나 재미있는 개그 프로그램이나 영화를 보면서 쉬어주는 것도 통증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쉬어도 해소가 안 되거나, 불편함이 지속되면 진통제를 복용한다. 이 때 편도염과 같은 염증이 동반되면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단지 소화불량으로 인한 두통 등 단지 두통 증세만 있다면 ‘해열진통제’를 복용한다. 진통제는 단일성분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해열진통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이, 소염진통제로는 이부프로펜과 덱시브프로펜이 많이 사용되는 진통제이다.
◆연휴 마지막 월요일, 휴게소서 충분한 휴식을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과 정을 나누다 보니 어느새 다가온 명절의 끝. 과식과 과음, 불규칙한 수면에 지친 몸으로 새롭게 한 주를 시작하기에는 후유증이 크다. 다음날 출근과 등교를 위해서는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센스있는 귀경법이 필요하다.
차량정체로 가다 서다를 반복하다 보면 단순 반복작업으로 근육피로가 쉽게 일어나고, 하품이나 졸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런 경우 조급한 마음으로 운전대를 잡고 있기보다는 1~2시간에 한번씩 휴게소에 내려 간단한 체조나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창문을 닫고 운전하다 보면 차내 산소 부족으로 피로감을 느낄 수 있으므로 자주 창문을 열고 실내공기를 바꿔주는 것도 좋다.
대게 차례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