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18세 이상 여성 3명 중 1명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HPV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부인종양학회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18~79세 여성 6만 775명을 대상으로 한 HPV 감염실태 논문을 분석한 결과 34.2%인 2만 787명이 HPV에 감염돼 있었다.
HPV는 인유두종바이러스로, 여성과 남성의 항문이나 생식기 주변 피부에 기생한다. 감기처럼 누구나 흔하게 걸릴 수 있는 바이러스로 성 접촉을 통해 전염되고, 자궁경부암 및 생식기 사마귀, 질암, 외음부암, 항문암 및 남성 음경암 등을 유발한다.
HPV에는 100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16, 18, 31, 33, 35, 39, 45, 51, 52, 56, 58, 59, 68형 등 총 13개는 자궁경부암 같은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유형이다. 6, 11형을 비롯한 나머지는 저위험 유형으로 생식기 사마귀를 일으킬 수 있다.
이 바이러스로 유발되는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궁경부암이다. 자궁경부암은 자궁의 입구인 자궁경부에 발생하는 여성 생식기 암으로 3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흔한 암 중 하나다. 전세계 여성암 사망률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지만, HPV예방접종과 정기적 선별 검사를 통해 가장 예방률이 높은 여성 암이기도 하다.
이번 연구에서 감염 여성 가운데 17.5%는 자궁경부암 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고위험 HPV에 감염돼 있었으며, 16.7%이 저위험 유형에 해당했다.
아울러 HPV 감염 연령은 18~29세가 49.9%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HPV감염률이 성관계를 시작하는 젊은 여성에서 높고, 중년에서 감소했다가 고령에서 다시 증가하는 패턴은 세계 공통적이다.
그러나 최근 우라나라 청소년 첫 성경험 연령이 14.2세로 낮아지고 있을 것을 감안하면 HPV 감염도 점점 더 어린 연령에서 시작 될 것으로 예측돼 청소년 감염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남주현 서울아산병원 산부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