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실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장이식 연 300례 성공 기록이 달성됐다. 1969년 국내에서 첫 신장이식이 시행된 이래 43년 만에 단일의료기관에서는 처음으로 연 300건의 수술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신장이식팀 한덕종 교수는 지난 15일 만성 신장염을 앓고 있던 O형 이 모씨(남, 33세)에게 B형인 부인 최 모씨(여, 26세)의 신장을 이식하는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에 성공하고 국내 최초의 신장이식 연(年) 300례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수술 후 10일이 지난 현재 이씨는 정상적인 식사는 물론 가벼운 산책이 가능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 300례 신장이식을 분석한 결과 전체 수술의 81%인 242건이 생체 신장이식으로, 58건(19%)이 뇌사자 이식으로 조사됐다.
특히 300번째 환자인 이모씨처럼 혈액형이 맞지 않는 기증자의 신장을 이식하는 ABO 혈액형 부적합 이식이 해가 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2월 첫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을 시행한 이래 2009년 19건, 2010년 28건, 2011년 42건에 이어 올해에는 11월 까지 46건으로 증가했으며 전체 135건의 수술을 시행, 국내 최다 수술을 기록 중이다.
ABO 혈액형 부적합 장기이식은 수술 전 혈액형이 맞지 않는 기증자에게 혈장교환술, 면역글로블린, 면역억제제 주입 등의 방법을 통해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항체를 제거하고 수술을 시행하는 고난이도 이식 방법이다.
수술 성공률은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수준으로 조사됐다. 이식 장기의 생존 기간을 의미하는 이식편 생존율이 1년 98%, 5년 95%를 기록해 신장이식에 관해 세계 최고라는 스탠포드 대학, 미네소타 대학과 대등한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255건의 신장이식에 성공한 신장이식팀은 올해 말까지 작년 대비 33% 증가한 총 340건의 수술을 예상하고 있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장기이식 역사를 새롭게 쓸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2008년부터 5년 연속 연 200례 이상의 신장이식을 시행하는 유일한 기관으로 압도적인 성공률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조직적합성항원(HLA)에 대한 항체 형성으로 양성의 교차반응을 일으켜 수술이 쉽지 않은 환자에게도 문제가 되는 항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탈감작(desensitization, 脫感作) 치료를 통해 성공적으로 신장이식을 시행하고 있다.
한덕종 교수는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는 의료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환자 관리 등 최상의 치료성과를 이어가는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성 신장질환으로 신장이식이 필요한 환자 중 절반 가까이가 당뇨 합병증이 원인인 상황에서 한 교수는 이식 대기자들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치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 교수는 “당뇨합병증으로 신장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들은 시간이 갈수록 심혈관 질환, 실명 등의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아져 결국 생존율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며 “이런 환자들은 신장이식과 더불어 인슐린 분비 장애를 해결해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 할 수 있는 췌장이식도 적극적으로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당뇨합병증 발생 초기에 췌장이식을 할 경우 당뇨병으로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것을 막고 당뇨병
한편 신장이식팀은 신장이식에 관한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300례 돌파를 축하하기 위해 오는 다음달 18일 ‘신장이식 300례 달성 기념식 및 건강강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