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은 소외감과 외로움 등으로 쉽게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어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평소 음주상태를 정확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음주습관과 같이 노인들의 건강을 해치는 나쁜 습관은 평소 자녀들이 관심을 갖고 고쳐나가야 한다. 설을 맞아 부모님을 위한 건강식품을 구입하는 것도 좋지만 한발 나아가 부모님의 음주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도 좋다.
◆노인들, 소외감에 외로움에 한 잔
퇴직 후의 노인들은 소외감과 고독감이라는 문제나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를 경험하며 받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무료함을 해소하기 위해 음주와 폭음을 하는 양상을 보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 해 발표한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인원 현황을 보면 2012년에만 7만8000명이 진료를 받았으며 이 중 60대 남성은 인구 10만명당 진료 인원 58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젊었을 때부터 음주를 시작한 남성들이 오랜 기간 음주로 인한 심신의 피해가 진행되면서 60대에 이르러 질환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우보라 다사랑중앙병원장은 “특히 부모님이 이혼 또는 사별을 겪고 혼자 살고 있다면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아야 한다”며 “독거노인의 경우 음주를 제재하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또 술을 마시며 대화할 사람도 없기 때문에 술을 마시는 속도는 빨라지고 마시는 양은 많아진지고 제약이 없기 때문에 알코올 의존에 노출될 가능성도 더욱 높다”고 밝혔다.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2010년 조사 결과 75세 이상의 1인가구가 48만여 가구에 달했다. 앞으로도 1인가구의 증가추세는 계속될 전망으로 이대로 간다면 2035년에는 혼자 사는 75세 노인이 210만여 가구로 증가할 것이라고 통계청은 보고 있다. 2010년에 비해 4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노인의 건강 문제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무엇보다 노인의 음주는 일반적인 음주보다 더욱 위험한 양상을 보이기 쉽기 때문에 더욱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 빨리 취하고 해독은 더뎌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노화돼 체액이 부족해지고 따라서 알코올을 분해하는 능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 간 혈류는 감소해 간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며, 간 효소의 감소로 알코올이 효율적으로 분해되지 않는다. 따라서 젊은 사람과 동일한 양의 음주를 할 경우 빨리 취할뿐더러 술을 깨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 노화를 가속화시켜
알코올은 중추신경계의 정상적인 재생과정을 방해해 신경세포의 수를 감소시킨다. 알코올을 대사하는 능력도 감소해 신체 노화가 빨라진다. 알코올로 인한 노화와 정상적인 노화를 일반인이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가까운 가족들조차 자연스러운 노화 증상으로 생각해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 쉽게 넘어지고 쉽게 부러져
술을 장기간 복용하면 뇌의 정상 구조에 영향을 주며 특히 소뇌는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기관으로 이 부분이 손상되면 쉽게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를 당할 확률이 높아진다.
노인들은 이미 노화로 인해 기능이 많이 저하된 상태인데 음주까지 하게 되면 결국 반사작용도 저하돼 사고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고 뼈도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골절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회복의 속도도 늦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 만성질환 앓고 있다면 술은 ‘독’
노인들은 만성질환으로 인해 약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알코올 섭취는 약의 효과를 떨어뜨려 약효를 감소시키거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식사요법을 잘 지키던 당뇨병 환자들의 의지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 외에도 장기간의 폭음은 혈중의 중성지방을 증가시켜 고혈압이나 뇌동맥 질환을 악화시키고 뇌출혈이나 뇌경색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
◆ 알코올성 치매 유발
알코올성 치매
알코올 치매는 노인성 치매와 비슷하게 심한 기억상실로 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성 치매와 다른 점은 감정을 조절하는 전두엽 쪽에 손상을 줘 화를 잘 내고 폭력적이 되는 등 충동조절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석영 매경헬스 [hansy@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