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분야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일본 의료진이 포기한 환자의 간이식 수술을 국내 의료진이 성공적으로 마쳐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팀장 이승규 교수)은 지난해 12월말 일본에서 수술이 불가능해 일본 훗카이도 대학병원에서 직접 치료를 의뢰받은 러시아 환자가 성공적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고 6일 밝혔다.
특히 이 환자는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이 2000년 3월 세계 최초로 개발한 2대1 간이식으로 수술에 성공했으며, 2대1 간이식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 기관은 전 세계적으로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서울아산병원을 찾아 새 생명을 얻게 됐다. 2대1 간이식은 기증자의 간 크기가 작은 경우 두 사람의 기증자에게 산의 일부를 떼어내 한 사람의 환자에게 이식하는 초고난도 수술법이다.
알콜성 간경변으로 생명이 위독했던 러시아 환자 알렉세이(Pochtantcev Aleksei, 남, 27세)씨가 유일한 치료법인 간이식 수술을 받기 위해 세계적인 병원을 알아보던 것은 작년 12월.
러시아 주치의와 함께 세계적 권위의 의료기관을 찾던 알렉세이씨는 의료 선진국이자 다양한 수술경험을 보유한 일본의 훗카이도 대학병원을 치료기관으로 선정하고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향했다.
그러나 훗카이도 대학병원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하고, 간을 기증하기로 한 환자의 어머니 에레나(여, 50세)씨와 이모 갈리나(여, 48세)씨 역시 고령에 간의 크기마저 작아 생체 간이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2대1 간이식이 가능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에 수술을 의뢰했다.
서울아산병원 간이식팀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363건의 2대1 간이식 수술에 성공하는 등(일본은 국가 전체적으로도 10건 내외) 고난도 수술 경험이 풍부해, 극도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와 고령의 기증자라는 이중난관을 충분히 극복하고 수술이 가능한 유일한 병원으로 판단을 내린 것이다.
결국 작년 12월 28일 어머니, 이모와 함께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알렉세이씨는 올해 1월 16일 성공적인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2대1 간이식을 비롯해 중증환자의 고난도 간이식 수술을 시행하려면 풍부한 수술경험과 집중적인 중환자 관리가 필수인데 현재 이러한 능력을 보유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극소수의 의료기관에 불과하다”며, “세계 장기이식 수술의 첫 역사를 장식한 것은 일본, 미국의 의료기관이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의료 기술은 그들과 동등할 뿐
한편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는 2011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3건의 간이식 수술에 성공했으며, 매년 100여명이 넘는 해외 의학자가 연수를 오는 등 세계 간이식 수술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이예림 매경헬스 [yerim@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