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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월 현역 군인 A씨는 하사관으로 복무 중 몸 여기저기에 멍이 들고, 연달아 소변에서 피가 나와 가까운 병원을 찾았다. 여러가지 검사를 마친 후 들은 청천벽력 같은 한마디. ‘급성골수성 백혈병’. A씨는 젊은 나이와 평소 건강했던 스스로를 믿으며 치료를 시작했지만 그 옆에서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A씨의 어머니. 아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라면 못할 일이 없었지만 어머니는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잘 몰랐다. 답답한 마음에 의료진을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것도 쉽지만은 않다. A씨의 부모는 모두 청각장애 2급 농아인이기 때문이다.
세브란스병원은 이달 1일부터 종합병원 최초로 의료전문 수화통역사에 의한 ‘수화통역 서비스’를 시작했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수화로 의료진과의 대화를 통역해주는 수화통역 서비스는 지금까지 병원 내 수화동아리의 자원봉사와 필담 등으로 진행해 왔지만 이달부터 의료전문 수화통역사에 의해 전문적인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간단한 수화를 할 수 있는 사람도 전문적인 의료 지식을 통역할 때는 어려움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만 병원에서 제공하는 수화통역 서비스는 의료전문 수화통역사가 담당하기 때문에 의료진과의 대화도 어려움이 없다.
그동안 병원은 의료진과 일반직원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수화동아리를 통해 청각 장애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통역 자원봉사를 제공했다. 매주 월요일 10여명의 동아리 회원들은 점심시간도 반납하고 수화 배우기에 한창이다. 청각장애인 선생님을 모시고 의료용어에서부터 미묘한 증상 설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단어들을 반복적으로 따라하며 배운다. 이렇게 배운 단어들로 의료 현장에서 마주치는 청각 장애인 환자들에게 통역
세브란스병원은 농아인(청각·언어장애인)의 진료 및 병원 이용을 원활하게 하고, 환우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이번 수화통역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신한카드의 후원, 서울시 수화통역센터와의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수화통역 서비스 제공할 예정이다.
문애경 매경헬스 [moon902@mkhealth.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