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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성을 중시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듯 문신이나 피어싱을 한 사람들을 거리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술로 여러 감염성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간과되고 있다.
그 중 만성 B형 간염은 세계 약 2.4억명의 인구, 국내 약 152만 명이 감염된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주요 암 발생 원인 중 하나로 지정되었고 사망 순위 9위를 차지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B형 간염은 산모에서 신생아로의 수직 감염, 수혈, 성 접촉, 오염된 주삿바늘 등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주로 전파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는 모자간 수직 감염이 많지만 서구에서는 오염된 주삿 바늘 및 주사기의 공유 등을 통한 감염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면적인 B형 간염 예방접종 사업 시행으로 모자간 수직 감염으로 인한 국내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율이 급격히 낮아졌다. 하지만 최근 문신이나 피어싱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 무자격자나 무허가 업소에서의 비위생적인 기구 등의 재사용으로 인한 시술 역시 증가해 여전히 위험에 노출돼 있다.
한 예로, 2005년 시행됐던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상자 389명 중 20.3%가 피어싱을 하고 있지만 정작 그 중 57.8%는 시술로 발생 가능한 합병증에 대해 잘 모른다 했으며 또다른 조사에서는 피어싱을 해주는 종사자들 역시 합병증에 대해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 보유자들은 대부분 무증상이므로 이를 가볍게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방치하면 만성 간염을 거쳐 간 경변이나 간암과 같은 심각한 간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음을 간과하고 있다. 만성 B형 간염은 완치가 어려워 평생 관리가 필요하며 의사로부터 환자 자신에게 맞는 체계화된 맞춤형 관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평소 B형 간염은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가장 중요한 것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간 기능 이상 유무 및 간염 바이러스의 상태를 파악하고 간 경변 및 간암과 같은 합병증 발생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무증상의 B형 간염 바이러스 건강 보유자라도 반드시 최소 6개월마다 혈액 검사와 복부 초음파 같은 영상의학적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만약 B형 간염 바이러스와 관련된 간 기능 악화나 간 경변 등이 확인되면 치료가 필요하며 환자 개별 상황에 따른 적절한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창기 치료에 사용됐던 일부 항바이러스제 (바이러스 증식 억제제) 중에는 내성 발현율이 높아 일부 환자의 치료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탁월한 바이러스 억제 효과 및 낮은 내성 발현율, 안전성 등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입증된 항바이러스제들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환자는 담당 의료진을 신뢰하고 처방받은 약제를 규칙적으로 복용하며 지시에 따라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약제 복용은 진행된 간 섬유화 현상을 일부 호전시키며 장기적으로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의 발생률을 줄일 수
‘Body’도 일종의 ‘Fashion’인 시대이다. 하지만 외적 표현에만 치중하면 자신의 건강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인식하지 못할 수 있다. 만일 문신이나 피어싱을 고려한다면 적어도 위생적인 환경을 갖춘 곳인지 자격을 갖춘 시술자인지를 반드시 확인하고 시술 전후 정기적인 검사를 통한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강릉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영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