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낮없는 폭염 날씨, 농작물 당도·수확량 영향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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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염 농작물/사진=MBN |
지난달 하순 장마가 물러간 이후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낮은 물론 새벽까지 고온이 이어지는 요즘 날씨는 농작물의 당도와 수확량 등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식물은 낮에는 왕성한 광합성 작용으로 당(糖)을 비롯한 영양소를 생산하고, 밤에는 신진대사에 필요한 호흡을 하면서 낮 동안 만든 당을 분해·소비합니다.
야간 고온 현상이 계속되면 생존을 위한 호흡 활동이 활발해져 많은 영양소를 에너지로 소진합니다.
밤 기온이 높을수록 호흡량이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비축해둔 영양소 소비가 많아지면서 당도도 떨어지게 됩니다.
식물 생장에 적합한 야간 온도는 15∼18도인데, 최근 35도를 넘나드는 고온에 시달리다 새벽 최저 기온마저 25도 이상 웃도는 열대야 탓에 숨돌릴 겨를조차 없어 고온 스트레스나 장애로 열해(熱害)가 발생하고 생리 교란이 일어납니다.
당도가 떨어지는 것은 물론 제 빛깔이 안 날뿐더러 수확량도 감소합니다. 가까스로 폭염을 이겨내고 출하된 작물도 색깔이 거무스름해져 상품가치가 뚝 떨어집니다.
장마 직후 고온 건조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면 수분이 증발하는 증산량은 많아지는 반면 뿌리의 흡수 능력은 저하돼 큰 피해가 발생합니다.
폭염 피해는 과수뿐 아니라 수박·토마토 같은 시설채소와 배추·무, 고추에 이르기까지 작목을 가리지 않습니다.
포도는 알의 수분이 잎에 빼앗겨 오그라들거나 화상 비슷한 점무늬가 생기며 함몰되기도 하고 뜨거운 물에 덴 것처럼 물러지며 갈색으로 변해 결국엔 우르르 떨어져 나갑니다.
배추와 무에서는 무름병이나 석회·붕소 결핍증이, 고추는 어린 열매가 떨어지는 현상이나 일소 피해가 나타납니다.
상추를 비롯해 비롯해 시차를 두고 계속 수확하는 쌈채류의 경우 맨 나중에 따는 끝물 피해가 심합니다.
농작물 폭염 피해를 줄이려면 강한 직사광에 지나치게 노출되지 않도록 유의하고 토양과 작물의 수분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농촌진흥청은 "땅을 깊이 가는 깊이갈이와 유기물 퇴비 사용으로 뿌리 활성을 높여 수분 흡수가 잘되도록 하고, 물을 자주 주는 게 좋다"며 "일소 피해가 심한 경우 2차 병해 예방을 위해 신속히 제거하고, 낙과나 손상된 과일도 깨끗이 치워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