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치 누르면 저절로 끓인 라면 ‘뚝딱’
- 인건비 절감 ‘편의점 포차’ 필수품 될까
야근을 하거나 학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를 할 때 출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 바로 라면이다. 여건만 된다면 파를 송송 썰어 넣고 계란까지 풀어 넣은 라면 한 그릇이 딱 이겠지만 조리시설이 없는 곳에선 가볍게 컵라면으로 해결할 때가 많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리 공간이 따로 없어도 간편하게 봉지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라면조리기’가 화제다. 야외뿐 아니라 편의점 등 일정한 장소에서 간편하게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어 선풍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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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박 용기에서 자동으로 끓여지는 라면
조리기를 살펴보면 마치 소형 정수기를 연상시킨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라면과 스프를 넣은 얇은 알루미늄 일회용 용기를 기계에 올리고 스위치만 누르면 된다. 이후 타이머가 가동되면서 동시에 온수가 용기에 부어지면서 가열이 시작된다. 조리기는 안전을 위해 일정 온도 이내에서만 작동하도록 돼 있다.
조리기는 온수의 양과 조리 시간을 개인 기호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어 취향에 따른 라면 조리도 가능하다. 일반 라면 보다 두꺼운 짜장라면 짬뽕라면은 조리시간을 좀 더 길게 조절하면 된다. 일회용 용기는 500㏄까지 물을 채울 수 있고 가열 중에 발생하는 뜨거운 수증기는 기기의 팬이 돌면서 기기의 반대쪽으로 향하게 한다.
현재 라면조리기는 여러 방면에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세븐일레븐, CU 등 편의점뿐만 아니라 한국거래소 및 여러 기업의 사내 식당에도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청와대 경호실 및 국회 경비대에도 라면 조리기가 비치됐다. 조리기 가격은 대략 35만 원 선, 일회용 용기는 약 120원 선이다. 별도 조리시설과 인력이 없이 매우 빠르게 집처럼 라면을 끓여 먹을 수 있는 것이 최대 매력이다.
라면조리기 제조업체 최창호 CAN(캔) 대표는 “컵라면뿐이었던 편의점에서 이제 끓여먹는 라면도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폭이 넓어졌다. 편의점은 단기간에 설치비용을 회수하고 그 이후엔 매출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며 “주변의 분식점이나 음식점보다 값싼 가격으로 끓여 먹는 라면을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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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포차’ 붐에 라면조리기도 활짝
특히 최근 ‘편의점 포차’ 열풍과 함께 라면조리기도 덩달아 웃음 짓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 편의점 포차는 기존 편의점을 술집과 결합한 형태로 손님이 장바구니를 들고 제품을 구매한 후 안주를 요리해 술과 함께 먹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경기 침체로 술집이 하루 10개 이상씩 사라지지만, 싼 가격으로 소비자의 얇은 지갑을 공략한 '편의점 포차'는 점포와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소주 가격이 1900원으로 매우 저렴하고 생맥주 1잔도 다른 맥주가게에서 마시는 것보다 훨씬 싸다. 안주의 대부분은 매장에 설치해놓은 조리 기구에서 바로 데워먹을 수 있는 냉장·냉동식품과 마른안주, 과자 등이다.
특히 라면조리기는 편의점 포차의 인건비 절감과 맞물려 매장의 필수품이 됐다. 매장 입장에선 설치가 간단하고 크기가 작아 어디나 쉽게 비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이 직접 조리하고 설거지가 필요 없어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는 것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손님은 조리기를 이용해 색다른 재미를 충족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싼 가격에 끓인 라면을 취향에 따라 먹을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최창호 대표는 “최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시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편의점 포차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며 “이런 추세 속에 인건비 부담을 줄이려는 매장과 값싼 가격을 원하는 손님들의 요구가 통하면서 라면조리기가 편의점 포차 매장을 파고 들고 있다.”고 전했다.
한전진 매경헬스 기자 [ ist1076@mkhealth.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