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지만, 생존자는 더이상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주검이 돼 돌아온 사랑하는 가족 앞에서, 일본인들은 오열하고 있습니다.
강태화 기자입니다.
【 기자 】
엄마·아빠와 함께 살던 곳.
분명 저 너머 어딘가에 있었는데, 이제는 어딘지도 모를 폐허가 돼 버렸습니다.
할머니는 쓰나미가 할퀴고 간 마을을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볼 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매일 아침 사람들을 실어나르던 기차는 이름 모를 사람의 무덤 옆에 누워 있고.
그 옆으로 터전을 잃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행복했던 어느 가정을 위해 고기를 잡아주던 그물은 건물 벽에 걸려 엉켜버렸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건물 위로 구조 헬기만 시끄럽게 어딘가로 날아갑니다.
누군가의 소중한 희망이자 애장품이었을 이치로 선수의 사인볼도 이제 주인을 잃었습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폐허 속에서도 두 손을 모았습니다.
꼭 잡은 두 손 위로 어느새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맙니다.
방사능의 공포. 그래도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려는 발길은 오늘도 이어집니다.
하지만, 이내 폐허 속에서 어렵게 찾아낸 차갑게 식어버린 주검 앞에 고개를 숙여버렸습니다.
반드시 살아있을 거라고 믿었던 '어머니'를 목 놓아 불러도 어머니는 이제 아무런 대답이 없습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