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문제로 고민하던 병사가 군부대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군의 외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군대 내 성 소수자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재정비가 시급해 보입니다.
박통일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7일 새벽 3시 15분쯤, 충남의 한 육군 부대 지하 보일러실에서 목을 매 자살한 손 모 일병이 주검이 발견됐습니다.
현장에는 동성애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16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손 일병은 지난해 말 국방부 '생명의 전화'를 통해 5차례나 고민 상담을 했습니다.
지난해 7월 훈련소 인성검사에서는 '정신과적 문제가 의심돼 정밀진단이 필요하다'는 위험 판정을 판정을 받기도 했습니다.
국방부는 손 일병이 오히려 군의 도움을 거부했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김민석 / 국방부 대변인
- "군생활을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고 군의관 상담과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자살 징후를 보인 손 일병에 대해 군부대가 더 적극적인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임태훈 / 군 인권센터 소장
- "육군 훈련소에서 문제가 판단됐을 때 전문가에게 빨리 데려가서 무엇이 문제인가를 상태를 점검했어야 한다는 거죠."
군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문 상담사를 늘리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동성애에 대한 폐쇄적인 사회 인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 tong1@mbn.co.kr ]
영상취재 : 김원
영상편집 : 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