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협정 재개정을 두고) 한국과 미국 입장 차이는 왜 생겼을까요?
김성철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 기자 】
원자력 발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원자로와 핵연료입니다.
원자로는 우리 기술로 지을 수 있지만, 핵연료는 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없어서가 아니라 바로 한미 원자력 협정 때문입니다.
우리가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이 바로 '핵연료'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핵연료를 만드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천연 우라늄을 농축해 연료로 만들거나, 이미 사용한 연료봉을 처리해 새것으로 만드는 것.
지금 우리는 우라늄을 미국과 프랑스, 영국에 농축을 의뢰해 완성된 연료봉으로 구입합니다.
2030년까지 장기계약이 이뤄져 있지만, 이후에는 더 비싼 돈을 주고 농축을 의뢰하거나 아예 핵연료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다른 요구 사항인 핵연료 재처리.
핵연료는 우라늄을 30%가량만 써도 금속피복재가 약해져 새것으로 교체해야 합니다.
재처리를 거치면 이 폐연료봉에서 새 연료봉을 만들 수 있지만, 우리는 지금 쌓아놓고만 있습니다.
이마저 10년 뒤면 더 쌓아놓을 곳도 없습니다.
이쯤 되면 핵폭탄 만들 것도 아닌데, 도대체 왜 혈맹이라는 미국이 이렇게 우리를 불편하게 하나라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우선 미국은 우리나라를 시작으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등 10여 개 국가 원자력 협정을 새로 맺거나 개정할 예정입니다.
첫 사례부터 비핵화 원칙을 깰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동아시아와 중동 국가에서 핵개발 열풍이 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습니다.
또, 미국 보수층을 중심으로 북한과 대치하는 한국이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면 언제든 핵폭탄을 만들 수 있다는 의심도 큽니다.
하지만,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일본과 핵무기 보유국 인도에 대해서도 우라늄 농축과 핵연료 재처리를 허용했습니다.
따라서, 외교력에 따라 충분히 우리 요구를 이뤄낼 공간은 있습니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