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당 대표까지 포함된 공동변호인단은 혁명조직 RO 단체구성과 북한과의 연관성 등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내용이 공소장에 들어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칠준 / 대표 변호인
- "공소장 자체가 공소사실과 무관한 사실, 그리고 각종 증거에 사용될 내용이 다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에 이것은 공소장일본주의에 반한다. 위반할 때 공소 기각사유다…."
검찰은 내란 음모와 선동이라는 범죄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맞섰습니다.
이정희 대표와 이석기 의원은 웃으며 인사를 건넸고,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퇴장하기도 했습니다.
재판이 열리는 같은 시각.
법무부는 헌정 사상 최초로 통합진보당에 대해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당으로서 통진당의 목적과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를 위배했다는 겁니다.
'이석기 내란음모 재판'과 '통진당의 정당 해산',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희대의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 안보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안보는 정말 걱정없을까요?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는 위협도 위협이지만, 대면하고 있는 북한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키는데 정말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일까요?
어제 국감장에서 나온 얘기는 충격적입니다.
우리 군 장병들이 쓰고 있는 방탄 헬멧 10개 가운데 8개 정도가 북한군의 소총에 그대로 뚫린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한 예비군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예비군 A씨(지난해 10월 전역)
- "6·25 전쟁 때 쓰던 보급품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깨끗하고 더러운 차이뿐만 아니라, 많이 불안하기도 하죠."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방탄 헬멧 55만개.
이 가운데 42만개인 77%가 1975년에 보급된 구형 헬멧입니다.
신형 헬멧이 개발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예산 부족으로 장병 4명 중 3명은 낡은 헬멧을 쓰고 국방의 의무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송영근 / 새누리당 의원
- "실제로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 국민의 자제들이 쓰고 있는 방탄 헬멧이 적의 소총에 관통됨으로써 희생 입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투력을 위해서는 영양상태도 좋아야 하지만, 우리 장병들의 한 끼 식비는 2,144원에 불과합니다.
커피 전문점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사 먹을 수도 없는 돈입니다.
북한 군 소총에 뻥뻥 뚫리는 헬멧을 쓰고, 부실한 식사로 체력을 그저 그저 유지하는 우리 군인.
정말 안보에 문제 없는 걸까요?
우리 군이 이렇게 취약해서, 우리 안보를 우리 스스로 지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요?
정부는 2015년 전시작전권 환수를 연기하려는 방침을 정한 것 같습니다.
어제 국감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 김재윤 / 민주당 의원
- "북한의 위협은 매년 계속 돼 왔습니다. 전작권 전환이 연기되는 이유가 불투명합니다"
▶ 인터뷰 : 유기준 / 새누리당 의원
- "2007년부터 2012년 동안 (전작권 환수) 소신이었다가 최근 환경의 변화 때문에 그렇게 바꿀 수 있습니까?"
▶ 인터뷰 : 김관진 / 국방부 장관
- "올해 초에 북한 3차 핵실험 이후에 안보 환경이 급변했습니다. 국가 생존이 먼저입니다."
심지어 원조 친박인 유승민 국방위 위원장은 전작권 전환 재연기에 대해 대통령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대선때 공약했던 장병 복무기간 단축 연기도 논란이 됐습니다.
▶ 인터뷰 : 김광진 / 민주당 의원
- "박근혜 후보가 직접 발언하신 내용이 임기 내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시키겠다…."
▶ 인터뷰 : 김관진 / 국방부 장관
- "(임기 내 가능합니까?) 임기 안에는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는데…."
이석기 의원의 재판, 그리고 잇따른 대통령의 대선 공약 후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우리 안보를 둘러싼 환경이 급변했다는 의미일까요? 아니면 우리의 안보 능력이 그만큼 취약해졌다는 뜻일까요?
어제 국감에서는 군 사이버 사령부도 지난 대선때 댓글활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또 국가보훈처가 지난해 총선 이후 '노무현 NLL 포기' 특강을 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사실이라면 정말 한심한 일입니다.
안보는 안팎에서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는데, 정작 군과 관련 기관들은 엉뚱한 정치 장사나 하고 있었다는 말이 되니까요.
안보가 제대로 섰으면 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김희경 이민경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