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찬 기상처럼, 우리 사회도 역동적으로 뛸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역동성에는 예측불가능성이 숨어 있으니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우선 남북관계가 큰 변화를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와 북한 김정은의 신년사를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박근혜 / 대통령(신년사)
-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여 빈틈없는 안보태세와 위기관리체제를 확고히 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면서 평화통일을 위한 기반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 인터뷰 : 김정은 /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 "백해무익한 비방중상을 끝낼 때가 되었으며 화해와 단합에 저해를 주는 일을 더 이상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남조선 당국은 무모한 동족대결과 종북소동을 벌이지 말아야 하며 자주와 민주, 조국통일을 요구하는 겨레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북남관계 개선으로 나와야 합니다."
김정은은 지난해보다 더 유화적인 손짓을 우리에게 보냈습니다.
'미제 침략군 철수'나 '국가보안법 철폐'와 같은 상투적인 주장이 빠졌고, 미제 대신 미국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핵과 선군이라는 말도 지난해 신년사보다 횟수가 훨씬 줄었습니다.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분위기 마련을 강조했고, 우리와 미국을 포함해 주변국이 싫어할 말은 가급적 자제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말 김정은 과거의 잘못에서 벗어나 변화를 원하는 걸까요?
일부에서는 김정은이 장성택 처형 후 수세 국면에 몰려 있는 처지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과 미국, 그리고 우리로부터 도움을 받기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특히 경제와 인민생활을 여러 차례 언급한 만큼 주변국들의 경제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뜻이라는 겁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김정은이 올해 1분기 국지적 도발을 일으킬 생각을 하고 있고, 그 명분 쌓기 용으로 신년사에서 유화적으로 나왔다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자신들은 대결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는데, 남한이 3월에 한미 군사훈련을 해 이 분위기를 깼다는 주장을 할지 모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침은 확고합니다.
비정상의 정상화 강조는 남북관계라고 예외는 아니겠죠.
박 대통령의 그 원칙 앞에서 김정은이 진정 변화의 길로 나올지, 아니면 또 무모한 도발을 일으킬지 올해는 더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정치권도 올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6월로 다가온 지방선거 때문입니다.
여야 대표들의 신년사를 들어보죠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오늘)
- "무엇보다 올해는 박근혜 정부 2년차로 민생 안정과 경제 활성화의 결실을 맺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 낼 수 있도록 당정청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오늘)
- "민주와 민생과 평화 지켜야 할 것이고, 승리를 위한 변화가 필요합니다. 통 큰 변화를 두려움 없이 감당해야 한다. 그런 각오로 새해를 맞겠다."
박근혜 정부 2년차인 올해 시행되는 6월 지방선거는 중간 평가 성격이 강합니다.
청와대와 집권 여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레임덕 없이 남은 임기 4년을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표심에 가장 영향을 끼치는 민생 경제가 살아나야 합니다.
황우여 대표가 민생 안정과 경제활성화를 강조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만 4년 뒤 정권을 되찾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의 상황은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만들어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에 지지율이 두 배 이상 뒤지고, 심지어 텃밭인 호남도 불안합니다.
김한길 대표가 이대로는 안 된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민주당은 통 큰 변화를 과연 이뤄낼 수 있을까요?
주요 광역단체장 선거에 나서는 인물들도 긴장된 2014년을 맞고 있습니다.
조선일보가 보도한 여론조사 가상대결을 보면 먼저 서울시장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40%, 박원순 현 시장이 50.2%로 나타났습니다.
김황식 전 총리와 가상 대결에서는 50.1%대 35.1%로 박 시장이 좀 더 우세했습니다.
초미의 관심사는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만일 안철수 신당 후보가 나올 때 3자 대결 구도에서는 박 시장이 37.4%, 안철수 신당 후보 23.7%, 새누리당 후보 26.4%로 나타났습니다.
안철수 의원에게는 후보를 낼지 여부가 딜레마입니다.
후보를 내자니, 4년 전 박 시장과 이룬 '아름다운 양보'가 빛이 바랠 것이고, 후보를 내지 않자니 신당의 역동성이 떨어질 겁니다.
특히 4년 뒤 잠재적 경쟁자가 될지 모를 박원순 시장을 지금 꺾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대선의 아픔을 겪을지도 모릅니다.
경기지사는 김문수 현 지사, 충남지사는 안희정 현 지사가 우세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김 지사는 대선으로 바로 가고자 경기지사 출마를 하지 않은 생각인 것 같고, 안희정 지사는 충남지사 재선을 한 뒤 곧바로 대선에 나갈 생각을 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정몽준, 박원순, 김문수, 안희정, 그리고 여기에 안철수까지.
이들 모두에게 6월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방선거 그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지방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할 때 박근혜 대통령은 급격한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연말 철도 파업 사태를 겪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대까지 떨어진 터라, 이를 반전시키지 못하고 지방선거까지 패한다면 그 이후 국정운영은 참으로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2014년은 남북관계, 그리고 국내 정치, 경제에 많은 변화가 올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고,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어떻게 정치와 민생의 안정을 통해 3만 달러의 선진국에 들어설 수 있을까요?
올해 MBN 시사마이크는 이런 관점에서 시청자분들에게 안내자 역할을 할까 합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