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열린 신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불통 논란에 대해 소통에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 행동에는 법과 원칙에 따라 더욱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역사교육에 대한 질문에서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이념 논쟁으로 번지는 것이 참 안타깝게 생각됐다"며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것은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안되고 교육계를 비롯한 다양한 분들이 의견을 제시하고 함께 검토해 의견을 잘 수렴해야 한다. 국민이 우리 아이의 역사교육은 걱정 안 하고 학교에 맡겨도 되겠다고 믿을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불통논란에 대해서는 "소통을 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서도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소통의 의미가 단순한 기계적 만남이라든지, 또는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주장이라도 적당히 수용하거나 타협하는 것이 소통인 것인가. 그것은 소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 사회를 보면 불법으로 막 떼를 쓰면 적당히 받아들이곤 했는데 이런 비정상적인 관행에 대해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소통이 안돼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이라 생각한다"며 "오히려 진정한 소통을 위한 전제조건은 모두가 법을 존중하고, 법을 지키고, 지휘고하를 막론하고 법이 공정하게 적용·집행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으로 그럴 때 국민도 믿음 속에서 자기가 억울하게 당하지 않고 사회가 바르게 간다 하는 생각에 안도하면서 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노조 파업에서도 정부가 '민영화 하는 것 아니다'라고 누차 얘기해도 그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고 불법 파업을 이어갔는데 이런 상황에서 직접 만나는 방식의 소통이 가능할 것인가 생각해봤다"며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이라도 못 만날 이유가 없고 앞으로도 소통에도 더욱 힘쓰겠지만 불법이라든가 이런 행동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서 아주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공기업 개혁에 관한 질문에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낼 것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노사관계는 (법과 원칙, 국민 전체의 이익) 두 가지 기본틀 내에서 노사정이 서로 양보하고 타협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며 "경제회복의 불씨가 살아나는 중요한 시기에 우리 노사가 대승적인 차원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꼭 이뤄내기를 당부드린다"고 답했다.
또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제안한 사회경제 대타협위원회에 대해서는 "우선 이미 구성이 돼 있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충분히 모든 문제들을 논의하고, 또 그렇게 해서 필요하면 그보다 더 확대해서 할 수 있다"며 "기존에 이미 있는 것에서부터 잘 안 된다고 자꾸 이것을 만들고, 저것을 만들고, 위원회만 만들고 해서는 큰 성과를 볼 수 없으며 여기에 우선 집중해 올해 정말 중요한 노사정대타협이 여기서 잘 이뤄나갈 수 있도록 모두 응원하고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개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개각과 관련한 질문에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응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집권 2년차를 맞아서 정말 할 일이 너무 많아 1초도 아깝다"며 "정부 전체가 힘을 모아서 국정 수행에 전력투구를 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특히 내각이 흔들림 없이 맡은바 업무에 전념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과거를 보면 정국전환이나 분위기 쇄신 수단으로 개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국가를 위해 이런 이벤트성 개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정부 때는 또 많은 언론에서 '너무나 장관교체가 잦아 국정공백이 심각하다' 이런 비판들을 많이 하지 않았나. 그 비판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개각 요인이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개각을 추진할 것"이며 "청와대 비서진 개편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개헌론에 대한 질문에도 올해는 때가 이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대통령은 "개헌이라는 것은 워낙 큰 이슈이기 때문에 이것이 한번 시작이 되면 블랙홀처럼 모든 것이 다 빨려들어서 이것저것 할 그것을(엄두를) 못 낸다"며 "경제회복의 불씨가 조금 살아나서 여러가지 프로젝트를 갖고 국민과 힘을 합쳐 민생을 안정시키고 경제가 궤도에 오르게 해야 할 시점에 이런 것으로 또 나라가 다른 생각없이 여기에 빨려들면, 이 불씨도 꺼지고 한 번 살려내기도 힘든데 경제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작자 대상 창작 지원 공간 조성할 것"
박 대통령은 서울 등 수도권과 타 지역간 문화 소회 현상과 낙후지역 문화 발전에 대한 질문에는 적극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문화야말로 우리가 가진 가장 소중한 자산이고 우리나라의 자존심으로 우리가 세계인과 함께 호흡하고 하나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며 "올해는 국민과 예술인이 더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시행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문화예술인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예술 창작공간을 더 확충하고 창작 활동 지원제도를 강화해 나갈 것이고 예술인복지도 더 개선해 나가겠다"며 "문화 콘텐츠에 대한 투·융자 지원을 강화하고 창작자들이 장르를 넘나들며 사업화 할 수 있도록 '콘텐츠 코리아랩'이라고 이름 붙인 창작 지원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문화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며 지역문화예술진흥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지역에 있는 전문예술단체를 좀 더 육성해 이 단체가 지역문화 활성화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일정상회담 하지 않겠다 말한 적 없어"
한일정상회담에 대해서는 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지만 양국 관계 발전에 도움되는 결과를 가져올 충분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일본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함께 열어갈 중요한 이웃나라"라며 "그동안 한일관계는 무라야마 담화, 고노 담화 등 일본정부의 공식 입장을 믿고 그동안 이런저런 일이 있었어도 한일관계가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자꾸 그것을 부정하는 언행이 나오니까 이것이 양국관계 협력의 환경을 자꾸 깨는 상황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태까지 한일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없지만 그러나 이 회담은 두 나라 관계발전에 도움되는 결과를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있어야 하고, 그런 준비 하에 추진돼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북한이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해 얘기했는데 그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하지만 중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고 또 진정성 아니겠는가"라며 "작년에도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얘기했지만 북한이 실제로 어떻게 행동했는지 여러분께서 잘 알고 계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시대 준비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북한의 지도자와 언제든지 만날 수 있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회담을 위한 회담이 된다거나 이렇게 돼서는 안 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실질적 성과를 내는 회담이 되도록, 그런 회담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지난해 6월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양국관계의 발전방향, 청사진에 대해 합의한 것에 잘 나와있다고 생각한다"며 "현재 중국과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서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시간을 가질 여유 없다"
한편 박 대통령은 업무가 끝난 뒤 관저에서 무엇을 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개인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고 보고서를 보는 시간이 가장 많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보고서를 본다는 얘기는 하지 말라, 다른 얘기를 하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고서를 보는 시간이 제일 많다"며 "그것을 보면서 장관, 수석(비서관)과 수시로 통화도 하면서 이것저것 결정하고 나면 어떤 때는 훨씬 밤늦은 시각도 된다. 국정을 최종 책임진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을 하면 제 개인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방식을 모두 동의할 필요는 없지만 엄중한 국정의 책임을 맡은 사람은 취미로 따로 하는 일 있고, 국정이 따로 있고 그렇게 돼서는 시간이 너무 없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 '새로운 희망'을 따서 '새롬이'와 '희망이'가 있는 것 아시죠"라고 물은 뒤 "따뜻한 봄이 되면 희망이, 새롬이하고 같이 나와서 기자 여러분에게 인
또 "민원 이런 것도 찬찬히 보기도 하는데 어렵고 힘든 부분이 조금이라도 해결돼 '내가 이래서 삶의 희망 얻었다'는 답이 오면 그것 같이 모든 피로를 풀어주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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