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이 결국 연대를 통해 새누리당과 일대일 구도로 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안철수 신당쪽의 독자 출마 의지가 워낙 강해 3자 구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런데, 안철수 신당의 독자세력화에 점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MBN이 지난 5일~7일까지 서울, 경기, 인천 3곳에서 각각 성인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볼까요?
서울시장은 박원순 시장과,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 안철수 신당 측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맞붙는 3자 대결시 박 시장이 43.1%, 정 의원이 39.9%, 장 교수가 8.0%로 나타났습니다.
박원순, 김황식, 장하성 3자 대결에서는 박 시장이 47%, 김황식 전 국무총리가 37.6%, 장 교수가 9.2%로 우나타냈습니다.
안철수 신당 후보가 맥을 못추네요.
잠깐 눈여겨 볼 것은 정몽준 의원이 김황식 전 총리보다는 경쟁력이 조금 앞선다는 겁니다.
잠깐 두 사람의 얘기를 듣고 가겠습니다.
▶ 인터뷰 : 정몽준 / 새누리당 의원
- "(오늘 주민분들을 만나는 게 의원직을 내놓으셔야 하니까 양해 구하는 자리로 볼 수 있습니까?) 그렇죠. 그동안 우리 주민들이 저를 도와주셨기 때문에…."
▶인터뷰 : 김황식 / 전 국무총리 (지난 6일)
- "과연 제가 서울시장에 적합한 사람인지에 대해 심사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인천시장도 송영길 현 시장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새정치신당의 인천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박호군 위원장의 3자 대결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존재감은 미미합니다.
경기도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김상곤 현 경기교육감이 안철수 신당 후보로 나오면 모를까, 그 외 인물로는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신당은 현재 구도로는 서울 인천 경기 어느 곳에서도 승리를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믿고 있던 호남지역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37%, 민주당은 14%, 안철수 신당은 25%로 나타났습니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올랐는데, 안철수 신당은 6%포인트로 떨러졌습니다.
특히 광주 호남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다시 안철수 신당을 누르고 올라섰습니다.
민주당이 34%, 안철수 신당이 27%로 1월 이후 처음 역전됐습니다.
안철수 신당의 높은 지지율은 정말 거품이었을까요?
여론조사에서 '안철수'라는 이름을 빼고 '새정치 신당'으로 조사하면 그 지지율 하락은 더 크게 눈에 띕니다.
안철수 없는 신당은 마치 앙꼬 없는 붕어빵 같은 신세일까요?
여야 정치권의 안철수 신당 때리기도 어느 정도 효과를 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민주당 역시 안철수 의원의 독자 세력화가 가져올 야권 붕괴에 대해 연거푸 경고를 보낸 것이 효과를 가져왔을 수도 있습니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빠지고 있지만, 신당 쪽은 겉으로는 여전히 연대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연대의 가능성은 늘 열려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안철수 신당이 과연 연대를 하라는 야권 지지자들의 압박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여론의 압박이 아니더라도, 야권 연대의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정책 공조와 연대 차원이긴 하지만,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의 1심 재판을 놓고 야권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특검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얘기입니다.
▶ 인터뷰 : 김한길 / 민주당 대표
- "특검을 통해서 지난 대선 과정에 저질러진 불법 개입 사실들을 소상하게 밝혀서 국민 심판 받도록하는게 우리에게 주어진 책무다."
▶ 인터뷰 : 안철수 / 무소속 의원
- "이 사안은 특검에 의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추가적 수사가 불가피하다. 이번 판결이 특검 필요성 다시 입증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야권 연대를 신랄하게 비판하지만, 내심 야권 연대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결국 안철수 신당의 거품이 빠지고, 1대1 구도로 갈 것이라는 판단입니다.
▶ 인터뷰 : 황우여 / 새누리당 대표
-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김용판 판결에 대해 특검 도입을 주장한다는 소식이다. 이 분들이 정치 쇄신과 새 정치에 걸맞지 않게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부 압박 야권연대를 위한 노림수가 아니냐 비판이 따르고 있다."
선거가 다가올 수록 여야는 정책의 선명성 대결을 해야 합니다.
단순한 호감을 넘어 내 편이라는 지지세력화를 위해서는 그 색깔의 선명성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새정치라는 화두를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 안철수 신당은 선명한 차이를 내놓기 어려울 겁니다.
특검에 대해서도 찬성과 반대가 있을 뿐, 중간은 없습니다.
새정치 신당의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안철수'라는 이름이 빠진 탓도 크지만, 이런 이분법적 정치구도에서 설 자리를 찾지 못하기 때문일지 모릅니다.
안철수 신당이 극복하겠다는 정치적 좌우이념과 영호남 지역주의, 계층-계급론적 구조는 오히려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을 무너뜨리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세상 일이라는게 결코 간단치 않군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