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넘게 가슴 속에 쌓아온 한을 다 풀기엔 2박 3일도 모자란데 이마저도 다 마치지 못하고 먼저 헤어진 가족도 있습니다.
죽어도 금강산에서 눈을 감겠다며 구급차를 탄 채 방북했던 두 가족은 건강이 나빠져 결국 하루 일찍 돌아왔습니다.
김지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심한 감기로 앉아 있을 수도 없어 침대에 누워 방북한 김섬경 할아버지.
그토록 그리던 아들과 딸을 만났지만 꿈같은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건강 악화로 2박 3일의 상봉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쉬움이 남지만 60여 년의 한은 조금 풀렸습니다.
▶ 인터뷰 : 유중근 / 대한적십자사 총재
- "속초에서 오실 때보다 혈색이 많이 좋아지신거 같아요. (잘 만나서…) 기쁜 일로 만나서 그렇겠죠? (그런 거 같아요.)"
▶ 인터뷰 : 김진황 / 김섬경 씨 아들
- "(북측 자녀들이) 잘 살아줘서 너무 고맙다고 그런 말씀하셨어요. 60여 년이 지나면서 많이 쌓인 한을 다 푸셨다고 말씀하시네요."
척추 수술을 받은 채 방북한 홍신자 할머니도 동생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 하고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다시 볼 수 없을 거란 생각에 두 시간의 비공개 상봉은 눈물로만 가득했습니다.
▶ 인터뷰 : 홍신자 / 남측 상봉 가족 (84세)
- "울지 말라고…. 헤어지려다가 자꾸 또 울고 너무 슬퍼서 또 울고 불고 했어요. 가면서도 잘 나으라고 걱정을 하더라고…."
1박 2일 동안 단 두 번, 4시간의 만남은 60년 넘게 담아온 가슴 속 이야기를 풀어놓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만남의 기대를 안고 올 때처럼 다시 한 번 구급차에 올라야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춘순 / 북측 상봉 가족 (68세)
- "아버지, 돌아가시지 말구요. 통일돼서 다시 만나요."
MBN뉴스 김지훈입니다.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