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인준안이 통과됐다는 점에서, 승자는 새누리당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새정치연합도 나쁘지 않은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 투표 결과를 김천홍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
새누리당은 158명의 소속 의원 중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과 이완구 총리 후보자를 제외한 155명의 의원을 총출동 시켰습니다.
하지만 찬성표는 총 148표에 그쳤습니다.
표면적으로 보면 7표가 이탈한 건데, 무소속이지만 새누리당 출신인 정의화 국회의장과 유승우 의원을 감안한다면 이탈표의 수는 더 늘어납니다.
충청권 야당 의원들의 존재까지 생각한다면, 최대 10표 이상 이탈표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는 셈입니다.
이에 반해 새정치연합은 총 130명의 소속 의원 중 124명을 투표에 참여시켰는데, 반대표는 이보다 더 많은 128표가 나왔습니다.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지 않았음에도 사실상 반란표가 거의 나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의사일정 파행이라는 짐을 내려놓으면서도 확실히 의사 표시를 하는 '일석이조'의 성과를 거둔 겁니다.
이런 가운데, 5표나 나온 무효표의 정체도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규정상 투표용지에는 '가'와 '부'를 한글 또는 한자로 적어내야 합니다.
다른 문자나 기호를 사용한 건 무조건 무효 처리됩니다.
일일이 손으로 써야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산오류가 발생할 수도 없습니다.
이 때문에 무효표는 찬성과 반대를 표시할 수 없었던, 피치못할 사정이 담긴 의도적인 행동이었을 것으로 정치권은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