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파문을 둘러싼 여야 간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양상입니다.
검찰 수사와 언론 등에서 새로운 의혹이 잇달아 제기됨에 따라 여야 모두 이번 사태의 국면이 자칫 자기 당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갈까 우려하면서 사활을 건 여론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다소 수세에 몰려 있던 새누리당은 14일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노무현 정부 시절 두 차례나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된 점을 거론하며 야권이 '부패의 씨앗'을 제공했다고 반격하고 나섰습니다.
새누리당 김영우 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 2004년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의 주도로 국회가 대통령의 사면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으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해 발효되지 못했다며 "성완종 전 회장과 관련된 여러 가지 부정부패의 씨앗은 과연 언제부터 움트기 시작했나, 이것은 참여정부"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았다면 성 전 회장처럼 짧은 기간 두 번이나 사면을 받는 이례적인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굉장히 중요한 법안이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에 따라 거부권이 행사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새누리당은 또 성 전 회장이 운영했던 대아건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선거 자금을 기부했다는 언론 보도를 인용하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도 리스트에 오른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퇴와 이틀 뒤로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의 남미 순방 연기를 요구하는 등 오랜만에 잡은 대여 공격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듯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었습니다.
유은혜 대변인은 성 전 회장이 2013년 4월 충남 부여·청양 재선거 때 이완구 국무총리에 3천만 원의 선거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한 점을 언급, "이 총리는 더 이상 거짓말로 국회와 국민을 우롱하지 말고, 즉각 총리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며 검찰의 수사 착수를 촉구했습니다.
아울러 "전대미문의 권력형 비리 게이트가 터졌는데 대통령이 남의 집 불구경하듯 해외 순방을 가겠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국무총리와 역대 비서실장 모두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나라가 난리 난 때에 대통령이 자리를 비우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새정치연합은 또 성완종 리스트 파문과 관련해 국회 법제사법위와 운영위 소집을 요구했고, 여권의 '참여정부 특사 책임론'에 대해서는 "2007년 말 특사는 MB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이완구 총리는 불법 선거자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성 전 회장과 돈거래는 없다"면서 "돈 받은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드러난다면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유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이 총리가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