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아베 일본 총리가 하버드대 강연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는커녕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위안부 강제동원을 부인하는 '인신매매'라는 표현도 또다시 사용했습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미 하버드대 강연에 나선 아베 총리.
강연 내내 과거사에 대한 언급이 없자, 학생이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묻습니다.
아베 총리는 마치 남의 일인 것처럼 답합니다.
▶ 인터뷰 :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인신매매 피해자들의 헤아릴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픕니다."
'인신매매'라는 표현을 통해 위안부 문제는 민간인들의 행위로, 일본 정부와는 무관하다는 뜻을 담은 겁니다.
아베 총리는 위안부의 강제동원을 인정한 고노 담화를 계승한다면서도 사과는 끝내 하지 않았습니다.
강연장 밖에서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순 할머니 등이 시위에 나섰고 아베 총리는 이들을 피해 뒷문을 이용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어 참전용사들이 묻힌 알링턴 국립묘지와 학살된 유대인을 추모하는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찾는 두 얼굴을 보였습니다.
일본의 침략역사는 인정하지 않으면서, 평화를 강조한다는 이미지를 연출한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런 가운데 미·일 정상회담에서,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해 미국이 과거사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그러나 거센 비판여론에도 꿈쩍 않고 있는 아베 총리가 내일(29일)로 예정된 미 의회 합동연설에서 역사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입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