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최근 ‘공갈 막말’ 발언으로 주승용 최고위원의 사퇴를 촉발한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해 당의 공식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 출석 정지 방침을 결정, 사실상의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문 대표는 13일 오전 9시30분께 최고위원회의를 시작하면서 “며칠동안 당의 규율과 기강을 위해 많은 생각을 했으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많은 분들의 의견도 들었다”며 “정 최고위원에게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자숙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 최고위원이 “가급적 공개발언을 자제하되 최고위원회의에는 참석하겠다”고 기자들에게 밝히자 자숙이 미흡하다고 판단해 정 최고위원이 퇴장한 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거쳐 고강도 방침을 결정했다.
결국 문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실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10시50분께 약식 브리핑 형식의 입장표명을 통해 “다시 한번 최고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분명히 밝히겠다”면서 정 최고위원에 대해 “최고위원회의 출석을 정지시키겠다”고 밝혔다.
문 대표는 최고위 출석정지 결정 배경에 대해 “정 최고위원은 분명한 자숙이 필요하다”며 “본인도 자숙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했는데, 스스로 밝힌 자숙의 내용이 미진하다”고 설명했다.
선출직 최고위원에게 직무정지 조치가 내려진 것은 정당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일이다. 당헌당규상 직무정지 권한이 명시돼 있지 않은 점을 감안해 최고위 출석 정지라는 형태의 ‘정치적 징계’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윤리심판원에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건이 회부된 것과 관련, “당헌당규에 따라 원칙대로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며 “윤리심판원에서 조속하게 결정내려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은혜 대변인은 문 대표의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 출석정지 결정과 관련, “사실상의 직무정지로 봐야 한다. 지금까지 정치적 오해와 우려를 키운데 대해 충분한 사과와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정치적 결단”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출석정지 기한에 대해선 “기간은 지금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출당 문제에 대해선 전혀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유 대변인은 “어젯밤과 오늘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의된 내용은 발언 자제가 아니라 최고위 참석을 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발언이나 공개 발언을 하지 않는 것이었다”며 “문 대표가 그런 의미에서 ‘자숙’을 말한 것인데 정 최고위원이 최고위원회의 논의 내용을 묵살하고 원점으로 되돌려놓으며 부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 결정은 참석한 최고위원들 모두 동의한 것”이라며 “정 최고위원이 당의 단합과 단결을 위해 신속하게 상황을
최고위 출석시 제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출석 정지라는 의미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적 징계’에 대해 정치적으로 본인이 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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