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완구 총리의 사퇴로 공백이 이어진 지 두 달만입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표결 자체를 반대했지만, 의총을 거쳐 결국 표결에는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새누리당 의원 156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고, 새정치민주연합의원 119명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습니다.
▶ 인터뷰 : 김무성 / 새누리당 대표
- "민생 안정 위한 국가적 역량 총집중할 시기인데 국정 컨트럴타워 공백은 치명적 누수일 수 있다. 반드시 총리인준안 처리해서 총리가 하루빨리 국민 안심 사령탑으로서 역할 다해서 국가적 위기상황 진두지휘해야 한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황교안은 역대 어느 후보자보다 결격 사유가 많다. 병역 기피 만으로도 자격 미달이다. 황교안 총리 후보자를 우리 당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지만 표결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처하는게 좋을지 지혜 모아달라."
김무성 대표의 말을 의식해서였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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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자마자 처음 잡은 일정이 국립중앙의료원 방문이었습니다.
현장을 찾아 메르스 대응 태세를 점검했고, 의료진을 격려했습니다.
그리고는 정부 대책회의를 주재했습니다.
황 총리의 말입니다.
▶ 인터뷰 : 황교안 / 총리
- "아직 사태가 종식되지 않고 국민 불안이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저는 오늘부터 메르스가 종식될 때까지 비상근무에 들어가겠다."
내가 컨트롤타워가 돼서 메르스 종식의 선봉에 서겠다"
취임식까지 뒤로 미루면서 메르스 사태를 챙기는 모습은 어찌됐든 바람직한 일입니다.
하지만 컨트롤 타워로서 비상근무에 들어간다는 의지가 황 총리의 역량과 비례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황 총리는 검사 출신으로 법무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법과 원칙은 잘 알지만, 세상사가 법과 원칙대로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경제살리기와 지금 당면한 메르스 사태 종식을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합니다.
황 총리가 이런 역량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이제 막 시험대에 오른 겁니다.
메르스 사태는 정치인들의 입지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성남시장이 야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문재인 대표와 박원순 서울시장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보다 높았습니다.
이 여론조사의 신뢰성 여부는 둘째치고, 일단 기초단체장이 이렇게 여론조사 대선 후보군에 들어간 것 자체가 놀랍고, 또 그 결과 역시 놀랍습니다.
일시적일 수는 있지만, 이재명 시장이 메르스 사태에 대응하는 것이 국민적 지지를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남시가 제공한 메르스 구호물품은 적십자사 구호물품과 비교되면서 또 한번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적십자 구호물품은 면장갑과 속내의, 휴지 등이지만 성남시의 구호물품은 식품 위주로 돼 있습니다.
메르스 격리자에게 면장갑이 왜 필요할까요?
적십자는 수해나 지진 등 기존 재난에 대비한 구호물품을 그저 전달한 겁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아직도 감염병에 대한 방역체계와 구호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끄러운 일입니다.
대구에서는 서울삼성병원 방문 사실을 감추고 대민업무를 본 공무원때문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그 여파는 생각보다 컸습니다.
그 공무원이 근무했던 주민센터 주변에 사는 주민들은 서로 악수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웃지간이 갑자기 멀어졌습니다.
그 지역 식당은 손님이 자취를 감췄고, 목욕탕은 그야말로 공황상태입니다.
일선에서 메르스 전파를 막아야 할 공무원이 확산의 주범으로 비춰졌으니 주민들이 느낄 분노가 가히 짐작됩니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다 그런 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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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옥천군에서는 군청 공무원들이 메르스 머슴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이문성 팀장은 자가격리 할머니를 위해 김치찌개 재료를 집 앞에 놓아드리기도 하고, 기획감사실 이선옥 주무관은 70대 할머니 대신 폐지를 주워다 놓고 고물상에 연락하기도 했습니다.
안내면사무소 도재선 팀장은 현금카드와 비밀번호를 받아서 은행업무를 대신 봐주기도 했습니다.
이런 공무원들이 메르스와 싸우고 있습니다.
전국의 많은 공무원과 경찰관, 소방관 그리고 의료진들은 지금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본인들도 메르스가 두렵지만, 그렇다고 피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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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방관의 글입니다.
"딸아, 네가 나중에 나를 기억하진 못할지라도 아빠가 너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알았으면 좋겠다."
"진짜 가슴이 무너지는 순간은 일을 마치고 늦은 밤 가족과 통화하는데 학교에서 아들의 별명이 바이러스가 됐단 말을 들었을 때였다"
"이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우리도 모른다. 저도 두렵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다"
이런 공무원들이 있기에 메르스 사태는 곧 종식될 겁니다.
이들에게 비난보다는 격려를 일단 보내야 할 때입니다.
김형오의 시사엿보기였습니다.[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이가영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