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들이 끌려가 강제로 일을 한 일본의 산업시설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애초 조선인들의 강제노역 사실까지 기록하는 조건으로 우리 정부와 합의한 건데요.
그런데 하루도 안 돼 일본이 강제노역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말을 바꾸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먼저 이권열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 기자 】
한 번 들어가면 살아서 나올 수 없다고 해 조선인 징용자들 사이에 지옥섬으로 불린 하시마 탄광.
하시마 탄광을 비롯해 조선인 강제징용 시설 7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습니다.
등재 직전까지 한국과 일본은 조선인 강제 노역이 있었다는 표현의 등재 결정문 포함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어젯밤, 독일에서 협상을 마친 외교부는 조선인 강제노역이란 표현이 들어가게 됐다며, 외교적 승리로 자평했습니다.
사토 구니 주 유네스코 일본 대사가 강제노역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자축 샴페인을 터뜨리자마자 일본 정부는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강제노동을 인정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기시다 후미오 외무상,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사토 대사가 강제노동이란 말을 한 적이 없다며 우리 외교부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 스가 / 일본 관방장관
- "기시다 후미오 장관이 어제 말한 대로 우리 외교 대표의 발언이 강제 노동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전형적인 일본의 '뒤통수 치기' 전략에, 일단락되는 것처럼 보였던 한·일 문화유산 외교전은 제2라운드로 접어드는 분위기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
영상취재 : 구민회 기자
영상편집 : 이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