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일갈 “때가 되면 나서겠다”···김무성 대표 지원도 시사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7일 대구지역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대구 초선 7명 모두 재선되는 것이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또 그는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전화에서 김무성 대표를 지원할 것이냐는 질문에 “때가 되고 누군가 나설 필요가 있다면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극심한 견제로 원내대표직을 포기했던 그가 공천권을 둘러싼 당내 내분이 커지자, 정치적 행보를 재개할 시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여권의 ‘대구 물갈이’움직임에 맞서 정면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주목된다.
이날 유 전 원내대표는 간담회에서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를 모두 비판했다.
그는 “당 대표와 청와대가 싸우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은 안 좋은 현상이다. 좀 한심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유 전 원내대표는 전략공천은 반대했다. 김 대표와 주장을 같이한 것이다. 유 전 원내대표는 “18대에 이어 19대에도 공천학살이 되풀이됐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특히 대구경북(TK)이 우선공천 지역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TK 국회의원으로서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대구 초선 의원들을 적극 두둔했다. 그는 “대구 초선 7명의 자질이나 의정 활동 내용을 보면 모두 훌륭한 분들로 이들이 모두 재선되는 것이 대구의 정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유 전 원내대표는 그와 친한 일부 TK 의원이 공천을 못 받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부당한 압력이나 처벌을 받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런 일이 있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별렀다. 현재 대구 초선의원은 김희국, 류성걸, 김상훈, 권은희, 홍지만, 윤재옥, 이종진 의원 등 7명으로 상당수가 유 전 원내대표와 친분이 두텁다. 그는 탈당설에 대해선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공천제를 주장한 김무성 대표가 친박계로부터 견제를 당하면서 이혜훈 전 의원이 유 전 원내대표에게 ‘김무성 대표를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에 대해선 타이밍을 이유로 말을 아꼈다. 유 전 원내대표는 이날 매일경제와 전화에서 “이혜훈 전 의원에게는 ‘한번 생각해 보자’고 했다”면서 “나도 깊이 생각해 보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유 전 원내대표는 공천권을 둘러싼 행보 가능성에 대해선 “필요하면 저나 저와 친한 의원들이 때가 되면 하면된다”고 밝혔다. 당장은 아니지만 김 대표를 엄호할 가능성은 열어둔 대목이다.
다만 김무성 대표가 스스로 강조했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를 여론조사 국민공천제, 공천기구 구성으로 점점 후퇴시키고 있어, 김 대표 스스로 굳건한 결심을 내리전 전까지는 전면 지원은 힘들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유 원내대표가 공천기구 안건이 의원총회에 회부되는 시점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원내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한 의원은 “솔직히 공천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수밖에 없고, 아직 기구를 결성한 것도 아니지 않냐”면서 “본격적인 당내 목소리는 안건이 의총에 상정될 무렵에 나올수 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이상덕 기자 / 김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