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정상회담을 통해 처음으로 북한관련 별도의 공동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 한미관계 전반에 대한 ‘공동설명서(joint fact sheet)’를 내면서 다른 주제인 북한에 대한 별도의 ‘공동성명서(joint statement)’를 낸다는 뜻은 두 정상이 이에 대한 관심과 문제해결 의지가 강하다는 반증이다. 향후 북한문제에 대한 한미 양국의 행동반경이 넓어지고 동력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미 별도 공동성명’에 북핵해결 의지 담아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전후로 핵실험이나 미사일발사를 예고해왔던 북한이 구체적인 도발행위를 자제하고 있는 와중에 한미 양국 정상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달 초 박 대통령이 중국 전승기념일에 시진핑 주석과 만나 정상회담을 하며 북한문제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고 밝힌 점, 그리고 같은달 25일에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중 양국 정상이 북한에 대한 인상적인 발언을 내놓은 점 등과 맞물려 주목된다.
이런 의미에서 한미정상의 북한관련 공동설명은 북한문제 해결의 새로운 돌파구이자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에서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공동 인식을 재확인하고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받을 수 있는 지원과 혜택을 반영할 것으로 짐작된다.
남북관계 차원에선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예정대로 20∼26일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두 정상의 논의는 한반도에서의 대화 분위기를 촉진하는데도 촛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CSIS연설에서 “통일한국은 ‘평화의 산파’가, ‘번영의 촉진자’가 되고 통일을 토대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한미동맹은 ‘인류를 위한 동맹’으로 더욱 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해 북한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목표가 통일임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선언적인 공동성명 외에 이번 방미를 계기로 북한문제 해결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도도 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미중’은 북핵해결, ‘한중일’은 한일관계 개선틀
박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CSIS에서의 연설을 통해 ‘한미중’과 ‘한중일‘ 등 두개의 새로운 3자틀을 주도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3년반이나 중단됐다가 이달말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는 동북아 평화와 안정은 물론 한일관계 개선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일 양국관계를 가로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고 미래지향적 발전방향을 깊이 논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나아가 북한 문제와 관련한 한미중 3자 협력도 새롭게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한미중’ 3자회담의 성격이 주목된다. 이는 기존의 6자회담 틀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6자회담이란 북한문제 해결의 다자틀을 주도한 중국과는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중국은 한국 북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 이해당사국 6개국이 모여 북한문제를 논의하는 방안을 리드해왔으나 별 성과없이 북한에게 핵개발의 시간만 줬다는 비판적 평가도 많았다. 박 대통령은 이처럼 명분만 있고 효력은 없었던 6자회담을 넘어 실효성 있는 새로운 3자회담의 틀을 제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동북아 정세 안정을 위해 한미일 3각 안보 협력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해선 박 대통령은 우리측이 주도하는 ‘한중일 3자 회담’ 개최를 통한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사와 안보·경제 협력은 분리 대응한다는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면서 한일 양국이 미래로 나가려면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사 현안과 관련해 일본의 전향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전망이다.
◆미국서 ‘중국경사론’ 불식 역할
별도의 공동성명처럼 북한을 둘러싼 한미 두 정상의 ‘특별한 대처’는 미국 조야에 일부 불거졌던 ‘중국 경사론’을 일거에 불식시키는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미 동맹이 최상의 상태라고 평가하고 새로운 분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동맹을 양과 질적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이번 방미기간에 “한미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 “한국은 미국의 영원한 친구이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한미동맹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정책의 중심축” 등의 메시지를 연이어 보내고 있다.
이는 한미동맹의 공고함을 대내외에 과시하는 한편, 일본 등에서 제기되는 ‘중국 경사론’이 근거가 없다는 강력한 반증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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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 김선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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