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제조업체인 미국 록히드마틴이 “한국과 미국 정부가 현재 한반도 사드배치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던 사드의 한반도 배치 문제가 수면 위로 전면 부상했다. 하지만 한·미 양국 정부는 록히드마틴 측 발표에 대해 아직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은 단계라며 전면 부인하고 나서 주목된다.
마이크 트로츠키 록히드마틴 항공·방공 담당 부사장은 29일(현지시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정책 사안은 내가 언급할 수 없지만 한미 양국 정부 당국자들이 사드 배치 문제를 지금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트로츠키 부사장은 그러나 “비공식적인 채널은 물론 공식적으로도 논의가 오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논의가 매우 초보적인 단계이며 구체적인 협의 진전 사항에 대해선 아직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사드 문제를 미국에서 요청하거나, 협의하거나, 결정된 바 없다’는 기존 한국 정부의 이른바 ‘3 No’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당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30일 록히드마틴의 기자회견 내용을 부인하고 나섰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한미 정부 간에 그 문제에 관해 논의된 바 없다”며 “무엇을 근거로 (그런 주장을) 한 것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사드를 어디에 배치할지)미국 내부 의사결정이 안 된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덧붙였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사드를 한반도에 배치하겠다는 요청이 오면 정부도 북한 핵·미사일 위협 등 안보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익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빌 어번 미국 국방부 공보관도 “미국은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해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았으며 따라서 한국 정부와 공식 협의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면서 “앞으로 논의가 시작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아는 바 없다”고 밝혔다.
이처럼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과 한·미 양국 정부의 입장이 정면으로 배치되자 록히드마틴이 양국 정부와 협의없이 한반도 사드배치 문제를 공개적으로 들고 나온 배경이 주목된다. 우리 국방부의 관계자는 “양국간에 사드 배치 문제가 양국간에 전혀 거론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록히드마틴측에서 먼저 이야기가 나왔다”며 “미 정부와 록히드마틴 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말했다. 군의 관계자는 “록히드마틴은 제조업체로서 사업을 빨리 진행해야 하는데 미 정부는 안보문제 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반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며 “답답한 록히드 마틴이 여론전을 통해 압력을 넣으려는 시도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내달 2일 개최되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사드 배치 문제가 거론될 지 주목된다. 록히드마틴이 SCM을 불과 3일 앞두고 전략적으로 사드 문제를 공론화했다는 관
[워싱턴 = 이진명 특파원 / 서울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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