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두고 북한과 새누리당을 동시 비판했다. 역사교과서 문제를 두고 문 대표가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날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 또다시 ‘문 대표 퇴진론’이 제기되면서 내부 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고 있다.
문 대표는 30일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이 우리 교과서 문제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한다”며 “북한이야말로 역사교과서 체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매체를 동원해 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비난하는 보도를 싣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고와 함께 문 대표는 “교과서 국정화 반대가 북한 지령이라거나 적화통일을 위한 것이라는 새누리당의 막말을 규탄한다”며 “새누리당은 북한이 하고 있는 국정화를 따라하려고 하는 스스로의 부끄러운 모습을 되돌아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는 동안 조경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박지원 의원에 이어 10·28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책임을 물어 문 대표의 퇴진을 촉구했다.
“죽어봐야 저승맛을 알겠는가”라는 원색적인 표현으로 문 대표를 강하게 비난한 조 의원은 “문 대표는 패권적인 계파 정치를 즉각 중단하고 선거 참패를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이 무소속보다 득표력이 떨어지는데 문 대표가 말한 ‘이기는 정당’이 과연 이런 모습인가”라며 “진정으로 총선과 대선 승리를 바란다면 문 대표는 이번 선거 결과를 어느 때보다도 심각하고 엄중하게 받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우리 당이 많이 부족해 국민들을 투표장으로 이끌만큼 희망을 드리지 못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조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사퇴를 촉구했다’는 기자들 질문에 대해서는 “회의 중이라 듣지 못했다”고 답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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