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교동계 박지원 의원 |
상도동계와 동교동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김 전 대통령이 불굴의 민주화 투사”였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은 내가 가는 길이 큰길이라고 결심하면 목숨도 마다하지 않으셨다”면서 “군부정권 종식을 위한 단식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였으며 감히 신군부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박지원 의원도 “두 분이 군사독재 정권 하에서 국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위해서 헌신적인 투쟁을 한 것은 가장 높이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이 3당합당을 통해 일부 군부세력을 당으로 흡수하며 완충지대를 둔 뒤 하나회를 해체했기 때문에 군정종식에 성공할 수 있었다”면서 “그가 더이상의 군부 득세를 막았기에 김대중·노무현 정부로의 수평적 정권교체가 가능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민주주의를 회복한 공로만으로도 ‘양김’의 다른 과오를 훨씬 뛰어넘는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업적이 재평가돼야 한다는 데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입장이 일치됐다.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사회 투명화에 헌신하며 누구도 할 수 없는 개혁을 성공시켰다”면서 “5·18특별법 제정, 하나회 척결·금융실명제 도입·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군 평시작전통제권 회수 등 업적을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도 “김 전 대통령은 공직자 재산신고를 솔선수범해 공직자 청렴성의 기틀을 마련하고 안가 철거·역사바로세우기 등을 숨도 못술 정도로 정광석화와 같이 몰아붙였다”면서 “지금껏 김 전 대통령의 개혁이 땅 속에 뭍혀 있었지만 서거한 뒤 다시 재평가 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YS와 DJ는 평생 경쟁하면서도 역사의 물줄기를 바꿀 중요한 순간에는 협력을 통해 국가 발전에 이바지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훈인 ‘화해’와 ‘통합’의 의미가 적지 않다는 데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생각이 일치했다. 서청원 의원은 “국민 대통합으로 평화로운 남북통일이 이루어지도록 (김 전 대통령이) 힘을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지원 의원도 “김 전 대통령의 유훈인 통합과 화합의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한다”면서 “투쟁도 국회에서 하고 협상도 국회에서 하면서 모든 문제를 국회에서 풀던 철저한 의회주의자였던 두 전직 대통령의 모습을 오늘날 여야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김 전 대통령은 단호할 땐 단호했지만 항상 상대를 인정했으며 타협할 때는 항상 국민을 기준에 뒀다”면서 “그런데 지금 정치권은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자기주장만 하면서 정치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 “ ” 라고 말했다. 이석현 부의장은 “양김의 후배 정치인들이 여당과 야당에 다 있다”며 “자신의 위치에 관계없이 과거 민추협을 함께 설립했을 때의 정신으로 돌아가 당리 당략보다 국가를 생각하며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 전 대통령의 유지를 받들어 후세들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에 대해서는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입장이 다소 달랐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무원 연금법 개혁은 그나마 성공했지만 노동개혁, 역사바로세우리를 통한 교육개혁, 경제살리기법이 산적해 있다”면서 “바로 국회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정치에는 여러 해법이 있을 수 있는데 지금 우리 정치는 논의하다가 안되면 헌법재판소에 넘기는 못된 버릇이 생겼다”면서 “국회선진화법 뒤에 숨어서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는 창피한 현실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박지원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내의 계파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과 단결을 하라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석현 국회부의장도“군사독재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 야당은 ‘꽃방석’에 앉아 편하게 야당을 하는 상황”이라며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야당 생활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과거 양김이 단합했던 것처럼 단결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이 통일민주당 총재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문민정부에서 정무제1장관, 신한국당 원내총무(현 원내대표)를 역임한 핵심 측근이었다. 박지원 의원은 1980년대 미국 뉴욕에 머물던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원하며 동교동계
[박승철 기자 / 우제윤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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