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은 야권 분열로 정권 교체가 가능하겠는가 묻는 질문에 “이대로 (당 갈등을) 봉합하면 무난하게 질 것”이라며 “외부에서 강한 충격으로 당을 바꾸는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은 15일 부산시의회에서 지역 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당을 떠나 참담하다”면서도 “수술이 필요하다 했더니 항생제 처방하면 아무 도움 안 된다”며 혁신전당대회를 거부하고 10대 개혁안만 수용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에게 책임을 돌렸다.
직접 경험한 새정치연합 내 친노 패권주의에 대한 질문에 “정당 내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극단에 존재하는 계파가 (문제)”라며 “새정치연합 계파는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데도 서로 뒤를 봐주는 이익집단에 가깝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신당 창당과 관련해선 “13일(탈당 선언)까지도 탈당할 줄 몰랐다”면서 “논의 후 말씀 드리겠다”고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이하 일문 일답.
-야권 분열은 ‘여당 호재’ 아니냐는 지적있다. 정권교체 가능할 것인지 의문있는데.
▶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나게 돼 참담하고 죄송한 심정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노력했지만, 결국 설득 못 했다. (기자 회견장에) 천천히 걸어가면서 문 대표가 “당 살리기 위해 어떤 제안도 수용할 용의 있다” 이렇게 말씀해주면 좋겠다고 발표 마지막 5분 전까지 생각했다. 기대했지만 결국 단상에 섰다. 회견문을 읽으면서 참담한 심정이었다. 9월에 이대로 가면 총선에서 패배할 것이라 생각하고 혁신 3대방향과 10대 제안 내놨다. 몇 달후 상황이 더 악화 돼 10·28재보궐 참패했다. 국정 교과서 등 현안에도 민심은 새정치연합으로부터 싸늘하게 등 돌렸다. 이제는 국민의 관심을 다시 돌리고 기대를 갖게 할 특단의 대책 필요하다. 대책이 있어야지만 총선 무사히 치를 수 있다. 혁신전대 제안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비유 들자면 9월에 ‘상황이 안 좋아서 항생제 처방 필요한 때’였다면 11월 되니까 ‘병세가 악화돼 수술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것이다. 그런데 수술 필요하다 했더니 항생제 처방하시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 한다. 그냥 끌고 가다가 결국은 총선에서 패배 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제가 능력이 부족해 제대로 설득 못 했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평생 야당만 하기로 작정한 정당이다. 개혁 하는, 혁신 하는 척 만하지 더 큰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다. 조그만 기득권도 내려놓지 않으려는 것 등 정말 큰 문제다.
▶ 두 번째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연합’은 외연을 넓히고 많은 사람들과 손잡는다, 생각이 다르더라도 목적이 같은 사람과 손잡는다라는 의미 담겨있다. YS는 3당 합당 통해서 , DJ는 JP와 연합해서, 노무현은 정몽준과 손을 잡아서 집권할 수 있었다. 야당은 절대로 혼자 집권 한 적이 없다. 할 수도 없고 앞으로도 힘들 것 이다. 목적 같은 사람이 함께 가는게 연대인데 지금 새정치연합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생각 다른 사람을 새누리당이라고 배척을 한다. 이런 형태로 절대 집권할 수 없다. 해도 안 된다. 그렇게 배척하면서 어떻게 집권이 가능하고 집권해서 나라를 잘 경영할 수 있겠는가?
질문에 답이 길었다. 결론적으로 저는 여러 시도 했지만 설득에 실패했고 제 능력이 부족했다. 이대로 봉합하면 무난하게 질 것이다. 저는 ‘외부에서 강한 충격으로 이 당을 바꾸는 수밖에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당 구상하나.
▶ 13일 11시 기자회견 마지막 순간까지 문 대표의 긍정적 답변 기다리고 있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선 많은 사람과 논의 하고 있다. 논의 후 결과에 대해 말씀 드리도록 하겠다. 오늘 이렇게 찾아 뵌 이유는 그간 사정과 죄송함을 설명하고 많은 분의 의견을 듣고자 한 것이다. 부산을 시작해 광주, 대전까지 여러 도시를 방문해 말씀을 듣겠다.
-내년 총선에서 외부총격을 통한 외연확장 목적 달성하려면 안철수 신당에서 몇 석 얻어야 한다고 생각하나. 아니면 몇 석 얻는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 너무 앞서가는 질문이다. 13일(탈당 기자회견 날)까지도 저는 탈당 할 줄 몰랐다. 하하하 이제 시작이다.
-정치 세력화에 나섰는데 부산에서 손 잡고 싶은 세력, 사람이 있나.
▶ 3대 원칙 말씀드리겠다. 첫번째로, 부패에 대해, 막말이나 갑질에 대해 단호한 분, 두번째로는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은 분, 순혈주의, 폐쇄주의, 온정주의 우리편만 봐주는 거기에 따른 이중잣대 이런 사고를 가지지 않은 분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가 아니라 수구적인 보수편에 서신 분들은 곤란하다. 부패에 단호하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지 않은, 수구 보수적인 편에 서지 않는 분이면 어떤 분과도 함께 손을 잡고 나갈 생각이다.
▶ 지난 몇년 동안 국회에서 여러가지 법안 만들면서 구체적인 것들을 완성했다. 대표적으로 경제 정책 중 공정 성장론이다. 공정성장론은 간단히 세 가지다. 우선 성장이 가능하다.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하나, 어떻게 공정한 분배가 가능할 것인가를 집약한 것이다. 이것을 중심에 두고 진행할 것이다. 지금 가장 중요한 시대 과제는 격차 해소와 통일 문제 아닌가? 이 문제를 해소하려면 정치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 담론은 이미 구체적으로 많은 부분들이 세밀하게 다듬어졌다. 정치 개혁도 정당 개혁 부분은 이번에 새정치에서 일부 통과된 것처럼 제 이름이 붙은 10대 개혁방안이 있다. 한 단계 한 단계 더 세밀하게 전진하고 실행에 옮기겠다.
-탈당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 있는데, 규모가 크지 않으면 말씀 하신 외연 확장이나 세력구축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 아까 3대 원칙 말씀드렸다. 합리적 개혁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같이 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하겠다.
- 광주, 대전 아닌 첫 출발지로 부산을 찾은이유는.
▶ 부산은 제 고향이다. 부모님 뵈러 매달 꼭 한 번 이상 찾는다. 오늘은 기자들과 만남때문에 왔다. 11월 말로 예정돼 있던 기자들과 만남이 YS가 서거하시면서 미뤄졌다. 그 때 정한 날짜가 오늘이다.
-부산 출마 계획.
▶ 어제(14일) 당에서 나오고 첫 일정이 지역구 어르신들 만나뵙고 설명드리고 생각하시는 바 듣는 자리였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변동사항 없다.
-부산 출마는 안한다?
▶ 현재 저는 노원구 국회의원이다. 지역구에 대해서는 변동사항 없다.
-야당이 기득권 내려 놓지 않고 혁신 하는 척 한다고 했는데 본인이 몸으로 겪은 친노의 패권주의에 대해 할 말 있는가.
▶ 계파주의가 문제라고 하지 않나. 정치세력과 정당 내에 계파가 존재하는 것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지만 극단에 존재하는 계파가 (문재다). 가치관과 비전을 공유하고 개인 희생도 불사하는 사람이 모이면 그건 건전한 정파이다. 그런데 한쪽 극단에 가치관이나 비전이 전혀 다른 사람인데도 서로가 서로 뒤를 봐주는 것은 이익 집단이다
[조유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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