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18일 차기 대선 야권후보 지지도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를 상당 폭으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안 의원에 대한 지지도가 문 대표의 거의 2배 가까이 달했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이 추진 중인 정치세력화 구상이 탄력을 받고 야권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갤럽은 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인 지난 15~17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9명(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을 상대로 ‘안 의원과 문대표 중 차기 대선 야권 후보로 누가 좋은지’를 물었다. 조사 결과 안 의원은 41%로, 문 대표는 33%에 그쳤다. ‘모른다’거나 응답을 거절한 경우는 27%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창당 직전인 지난 해 3월 첫째 주(안철수 39%·문재인 36%), 창당 직후인 4월 셋째 주(안철수 32%·문재인 32%)에 실시된 조사보다 격차가 더욱 벌어진 것이다. 새정치연합 지지층(209명)에서는 안 의원(34%)보다 문 대표(58%)를 더 많이 꼽았지만, 무당층(340명)에서는 안 의원이 35%, 문 대표가 29%였고 새누리당 지지층(401명)에서는 안 의원이 50%, 문 대표가 20%였다.
안 의원에게 더욱 고무적인 것은 ‘야권 민심 잣대’로 볼 수 있는 호남 지역에서 문 대표를 압도했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광주·전라 지역 조사에서 지지율 48%로, 문 대표(27%)를 20%포인트 이상 앞섰다.
안 의원의 탈당이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44%,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은 25%였으며, 31%는 의견을 유보했다. 호남에서는 잘했다가 35%, 잘못했다가 32%였다.
정당 지지도에서는 새누리당이 40%로 1위에 오른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이 각각 21%, 5%를 기록했다. 지난 주와 비교할 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각각 1% 포인트, 2%포인트 하락했다.
안 의원에게 밀린 문 대표는 ‘친정 체제’를 강화하며 당 재편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문 대표는 이날 최재천 의원의 사퇴로 공석이 된 정책위의장에 개혁·강성 성향의 수도권 재선인 이목희 의원을 임명했다. 당내 대표적인 노동 전문가이자 대여 선명성을 강조해온 이목희 의원 등장으로 새누리당과의 협상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강성 노선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4선 김성곤 의원은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을 맡는다.
홍익표 의원은 비례대표 선출 시행세칙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는다. 아직 공석인 총선기획단장에는 전날 불출마를 선언한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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