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가 5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에 이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세 번째 인재영입이다.
이번 영입은 그동안 야당의 약점으로 지목됐던 외교·안보 분야 강화를 위한 맞춤형 영입이라는 분석이다.
이 전 수석대표는 1997년 주미대사관 참사관으로 근무하며 남북한 간 비공식 외교 경로인 ‘뉴욕채널’을 통해 같은 해 12월 제네바 4자회담(한국·북한·미국·중국) 성사에 기여했다. 1999년에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외교통상비서관으로 발탁됐고 2003년 6월 6자회담 초대 수석대표, 2005년 주독일대사, 2007년 국가정보원 제1차장 등을 역임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회견을 통해 “외교분야 최고의 전문가를 영입했다”며 “외교 분야는 우리 당이 상대적으로 인재풀이 좀 빈약한 분야였는데 이제 손색없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영입으로 더불어민주당의 한·일 위안부 협의에 대한 투쟁 수위가 높아질 전망이다. 문 대표는 “(이 전 수석대표가) 굴욕적인 위안부 문제에 관한 한일 합의를 파기하거나 무효화하는 투쟁을 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전 수석대표는 입당 인사말을 통해 “한반도의 통일과 평화, 번영의 새 시대를 향한 대한민국 외교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국가전략을 마련하는데 기여코자 현실 정치에 참여한다”며 “따뜻한 이상주의와 차가운 현실주의의 머리를 가지고 대안적인 통일정책과 외교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 전 수석이 노무현 정부 시절 주요 보직을 맡았다는 점에서 ‘친노 인사를 데려온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문 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이 전 수석은 “(지난 해) 10월 초에 문 대표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고, 별로 고민할 것도 없이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친노 인사 영입’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 외교통상비서관을 김대중 대통령 때 했다”며 “평소 양 대통령(김대중·노무현)을 존경했고 ‘친노’라는 건 저한테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전 수석은 3일 입당한 김병관 이사장과 함께 전북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이 전 수석은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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