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예고를 둘러싸고 가장 관심이 쏠리는 대목은 과연 지난 3년여 동안 얼마나 사거리가 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지난 2012년 12월 북한이 발사한 ‘은하 3호’의 사거리는 1만㎞ 이상으로 분석됐고 이번에는 1만3000㎞ 이상의 사거리를 지닌 추진체일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북한에서 발사하면 미사일이 지구를 반바퀴 돌아 미국 동부지역까지 도달할수 있을 정도다. 다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력화에 필요한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확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진입체·유도조종장치 기술도 개선 예상
북한은 2012년12월 은하3호의 1단(가장 아랫부분) 추친체로 노동-B 미사일 엔진 4개를 묶어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능이 검증된 노동-B 엔진을 ‘추진체 결합(클러스터링)’하는 방법을 통해 미국 서부지역까지 도달할 수 있는 추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1단 추친체의 길이가 15m였다. 북한은 지난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발사대를 67m로 증축했다. 로켓이 길어지면 연료 탑재량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추진력이 향상돼 사거리가 늘어난다.
북한의 로켓 유도제어기술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2009년 4월 장거리 로켓 발사 때 기존의 추력벡터제어(TVC)에 추가해 자세제어장치(DACS)까지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012년 12월 은하 3호 발사 성공 이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실전 배치가 멀지 않은 것으로 평가해왔다.
실제 북한은 ICBM급인 ‘KN-08’을 개발한 데 이어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 열병식 때 탄두 형태가 뭉툭해진 개량형 KN-08을 선보이기도 했다. 추진체가 2단으로 만들어져 개량된 형태인 KN-08 미사일은 탄두 부분에 자세를 제어하는 보조 추진기관을 장착해 안정적인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위성체를 궤도에 올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로켓 단 분리 이후 탄두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재진입체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음속의 20배)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000~7000℃의 고열이 발생한다. 게다가 재진입시 탄두에 가해지는 충격도 엄청나게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충격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며, 고열을 견디는 재료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다만, 북한은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수준의 재진입체 기술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한이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낸 통보문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하는 미사일은 우리나라 서해, 제주도 남서 해역, 필리핀 루손섬 앞 태평양 방향의 궤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운반로켓잔해 낙하예상구역에 대해 1단계 동체는 위도 36도 04분, 경도 124도 30분 등 4곳을, 로켓 첨단부(Fairing)는 위도 33도 16분, 경도 124도 11분 등 4곳을, 2단계 동체는 위도 19도 44분, 경도 123도 53분 등 4곳을 낙하예상구역으로 알렸다. 이들 좌표가 1단계 동체의 경우 한국 서해, 로켓 첨단부는 한국 제주도 남서 해역, 로켓 2단계는 필리핀 루손섬 주변 태평양에 해당한다.
일본 정부는 이 궤적을 따를 경우 로켓이 자국 영토인 오키나와(沖繩)현 사키시마(先島) 상공 부근을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카타니 방위상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파괴조치 명령’을 자위대에 하달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일단 25일까지이며 연장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을 도쿄 등지에 배치했다.
◆탑재물 중량도 500kg 으로 늘 듯
북한은 2012년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 당시 100㎏의 물체를 로켓에 탑재했지만 이번에는 최대 500㎏의 물체를 실을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군사 전문가는 3일 “북한이 이번 장거리 로켓을 시험 발사하면 로켓에 탑재하는 물체의 중량도 늘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은 1970년대 후반 ‘대륙간 탄도미사일 및 우주능력 발전 계획’을 수립한 이후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에는 사거리 300~500㎞의 스커드 미사일, 1990년대에는 사거리 1300㎞인 노동 미사일을 개발했고, 2000년대에는 사거리 3000㎞ 이상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무수단(노동-B) 미사일을 실전배치했다.
이후 사거리 5500㎞ 이상의 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2009년 4월 은하 2호 로켓 발사 때는 1, 2단 분리에 성공해 3800㎞를 비행, ICBM 기술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2년 4월에 발사한 은하 3호는 발사 1~2분 뒤 공중에서 폭발했지만, 같은 해 12월에 발사된 은하 3호는 정상적으로 작동해 ‘광명성 3호’가 지구궤도에 진입했고 현재도 궤도를 돌고 있다.
한편, 북한은 ICBM과 노동미사일, 스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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