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룰을 둘러싸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갈등이 점입가경입니다.
정확히 뭐가 문제인건지, 정치부 원중희 기자 모시고 자세한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원 기자! 지금 갈등의 중심에 있는 게 '우선추천제'잖아요. 일단 이게 뭡니까.
【 기자 】
네, 이게 새누리당 당헌 103조에 명시가 되어 있는 건데요. 말 그대로 특정 지역에 특정 후보를 우선적으로 추천한다는 뜻입니다.
그럼 어디에 누굴 추천할 거냐, 하면 두 가지 기준이 있습니다. 제가 당헌 103조를 한번 읽어볼게요.
'여성, 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의 추천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역'이나 '공모에 신청한 후보가 없거나 여론조사 결과 후보자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지역'에서 시행될 수 있다는 겁니다.
【 앵커 】
이를테면 새누리당이 광주에 후보를 내는 거겠네요.
【 기자 】
그렇죠. 그런데 그 지역을 판단하는 권한을 가진 주체가 바로 이한구 위원장이 이끌고 있는 공천관리위원회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관위는 우선 추천 지역에 특정 후보를 경선 없이 선정할 수 있는 권한까지도 갖고 있거든요. 이게 다 당헌당규에 명시가 되어 있고요.
【 앵커 】
그러니까 김무성 대표 입장에서는 소위 공관위가 친박을 TK에도 꽂을 수 있다, 이거군요.
【 기자 】
네, 맞습니다. 정치적 소수자 규정을 이용하면 비박계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지역구에 친박 신인을 꽂아서 얼마든지 물갈이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그 숫자도 모든 광역시·도에서 3개까지 가능하니까, 전국적으로는 최대 48개 선거구까지 적용가능합니다.
그런데 후보 48명까지 공관위가 정할 수 있으면, 이게 과거 20%를 전략공천하던 때와 뭐가 다르냐는 게 김무성 대표와 비박계의 주장이죠. 김무성 대표가 이해하는 우선추천제는 굉장히 예외적으로, 어쩔 수 없을 때 하는 것이지, 이렇게 일괄적으로 40명씩 50명씩 하는 게 아니라는 거거든요.
【 앵커 】
그런데 이게 당헌당규에 명시가 되어 있는 거면, 김무성 대표가 반대한다고 해도 방법이 있나요? 결국 이 위원장의 뜻대로 되는 걸까요.
【 기자 】
김무성 대표도 마지막 카드가 하나 있습니다. 그냥 공천관리위원장을 바꿔버리는 겁니다.
(적절한 추임새~)
그러니까 새누리당의 당론이 상향식 공천이고, 당헌·당규는 이 당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정된 건데, 이걸 당론에 이한구 위원장이 전면적으로 반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월권이다, 그러니 바꾸자, 이런 명분으로 추진할 수 있는 거죠.
지금 일부 비박계가 추진을 하고 있죠.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면 친박계 의원들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하고, 또 어제 이한구 위원장이 형식적으로나마 유감을 표하면서 한 발 물러섰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이게 추진될 가능성은 좀 낮다고 하겠습니다.
【 앵커 】
그럼 누가 이기는 건가요..?
【 기자 】
이게 명분적으로 양쪽 다 일리가 있어 보여서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길 순 없어 보이고요.
결국은 서로 이렇게 힘싸움을 벌이다가 상향식 공천을 크게 흔들지 않는 선에서 김무성 대표가 타협을 해줄 것 같긴 한데, 일단 상황을 좀 더 봐야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그렇군요.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쪽도 한번 보겠습니다. 일단 현역의원 20% 탈락 여부가 계속해서 뜨거운 이슈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의 이른바 '시스템 공천'에서 첫출발이 바로 현역의원 20% 컷오프인데요.
선출직 공직자평가위원회라는 곳에서 현역 의원 평가를 이미 마쳤고요. 20%에 해당하는 명단이 중앙당 캐비넷이 감춰져 있다고 합니다. 이걸 공개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고요.
【 앵커 】
현역의원들이 속된말로 후덜덜하겠네요.
【 기자 】
네, 아무래도 그렇겠죠. 당초 탈당러시가 이어질 때는 탈당의원들만으로도 20%가 채워질 거다, 이렇게 안도하는 목소리도 있었는데, 이걸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탈당과 상관없이 20%를 적용한다, 이렇게 이야기했죠.
그러니까 탈당 의원이 속해있든 속해있지 않든 상관없이 그냥 데이터에 따라 하위 20%는 정해지는 겁니다.
어쨌든 결정은 홍창선 공관위원장한테 달렸는데요. 홍 위원장이 더 무섭습니다. 현역보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40%건 50%건 쳐내겠다고 했으니까요.
【 앵커 】
더민주 공관위가 진짜 무서운 것 같아요. '외인구단'이라고까지 불리니까요.
【 기자 】
네, 공관위원 9명 가운데 현역 의원이 한 명도 없고, 과반인 5명이 사실상 정치 문외한이라서 결정이 어디로 튈지 모르죠. 현역 의원들이 그래서 더 떨고 있을 거 같고요.
그렇지만 이분들이 계파가 없고 중립적인 인사다 보니, 새누리당 같은 계파 갈등은 벌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마지막으로 국민의당 사정도 살펴보겠습니다. 이제 이르면 내일부터 선대위 체제로 넘어간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국민의당은 어제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를 영입했죠. 김한길 상임선대위원장과 함께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이제 총선 체제로 넘어갈 채비를 마쳤습니다.
【 앵커 】
그런데 이상돈 교수는 정동영 전 의원이 입당하면 본인은 입당하지 않겠다 선언했었죠? 그런데 합류한 걸 보면 정 전 정관은 합류하지 않는가 봐요?
【 기자 】
네, 일단은 그런 것 같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교수가 입당 연설에서 햇볕정책을 비판했잖아요. 개성공단 설치의 주역 중 한 사람인 정 전 의원 입장에서는 상당히 껄끄러울테고요.
그런데 국민의당에서도 전북 지역 선거 판세를 위해서 정 전 의원을 놓칠 순 없었는지, 오늘 안철수 대표가 직접 순창으로 내려가 설득에 나선다는 소식도 들리고 있습니다. 오늘 상황을 봐야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원중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