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컷오프 대상자가 발표되면서 후폭풍이 거세게 부는 양상입니다.
컷오프 대상자로 선정된 홍의락 의원이 탈당을 선언했는데요.
정치부 원중희 기자 모시고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원 기자! 컷오프 탈락자 가운데 첫 탈당자가 나왔습니다. 당내 분위기가 상당히 술렁이는 상황이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이번 컷오프 발표를 두고 실제 당사자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상당히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들리고 있습니다.
특히 문희상, 유인태 의원같은 중진급 의원들한테조차 이렇게까지 할 게 있느냐 이런 여론이 많습니다.
이분들한테 컷오프는 사실상 정계 은퇴하라는 얘기잖아요. 그럴거면 미리 좀 알려줘서 당의 중진의원으로서 불출마 선언과 같은 방식으로 스스로 명예롭게 물러날 수 있게 기회를 줬어야 맞지 않느냐, 왜 갑자기 '당신은 잘렸습니다, 나가십시오', 이런 식으로 통보를 하느냐는 거죠.
【 앵커 】
네, 그 중에서도 홍의락 의원 관련 반발이 가장 거센데요. 홍 의원이 탈당을 했고, 바로 김부겸 전 의원이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와서 기자회견을 했단 말이죠. 이건 왜 이런 겁니까.
【 기자 】
그건 먼저 대구의 상황, 그리고 김부겸 전 의원과 홍의락 의원의 관계를 좀 봐야 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대구는 지역구 12개를 새누리당이 모두 석권할 정도로 여당 텃밭입니다. 이런 말그대로 '험지'에 홍의락 의원이 굳이 출마를 하겠다고 나선 게 다 김부겸 전 의원 때문입니다.
물론 대구쪽에 연고가 있긴 합니다만, 김 전 의원이 지역주의를 좀 깨보자, 라면서 강력하게 제안해서 그 뜻에 공감해서 같이 대구 출마에 나선 거죠.
그렇지만 대구라는 곳이 한나라당 출신에다 3선인 김 전 의원도 두 번이나 선거에서 진 곳인데, 홍의락 의원이 어디 쉽겠습니까.
그래도 한번 해보자 하고 주민들 만나서 설득하고 얘기듣고 노력하면서 엄청 발품 팔고 있는데, 당에서 갑자기 공천 못주겠다, 이러면 당에서 이번 총선에 대구는 아예 포기하는거냐, 이런 성토가 나올만 하죠.
【 앵커 】
홍의락 의원을 뺀다고 해서 따로 후보가 있는것도 아닌데 말이죠.
【 기자 】
그렇습니다. 대구에서 뛰고 있는 더민주 예비후보가 이 두 사람에다 정기철 후보까지 해서 세 명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김부겸 전 의원 입장에서는 이 어려운 곳에 함께할 사람을 겨우 데려왔는데 그 사람을 당에서 내쳐버리면, 막말로 홍의락 의원이 "내가 의원님 믿고 여기 나왔는데 이거 갑자기 어떻게 된 거예요" 라고 따지면 할말이 없는 겁니다.
【 앵커 】
그래서 급하게 서울에 올라와서 기자회견까지 했죠. 그런데 이런 말도 했잖아요. "당이 컷오프를 철회하지 않는다면 '중대결심'을 하겠다" 이건 무슨 뜻인가요? 김 전 의원도 탈당하겠다는 걸까요?
【 기자 】
네, 저도 그게 궁금해서 기자회견이 끝나고 김 전 의원을 쫓아가서 다시 한번 물어봤습니다.
중대결심한다는 게 탈당하겠다는거냐, 하니까 김 전 의원이 하는 말이 "오늘은 거기까진 아니지 않나요? 기자회견문 보세요"라고 답을 하더라고요.
사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한창 더민주 탈당러시가 이어질 때도 "나는 탈당 안하겠다" 하면서 선을 그었던 분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아닐 거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그렇게 봅니다.
그래도 김 전 의원 입장에서 자기 사람인 홍의락 의원이 탈당까지 하는 마당에, 지도부에 뭔가 어필을 해야할 필요는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 외로이 대구에서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당에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내 사람을 쳐내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어쨌든 당에 어필을 하고 탈당에 가까운 늬앙스로 엄포를 놔야 김 전 의원 본인 면도 좀 세울 수 있고, 홍의락 의원에게 미안함도 좀 덜지 않을까 하는 거죠.
【 앵커 】
그러면 여기서 좀 궁금한 게 있는데요. 어쨌든 홍의락 의원이 컷오프가 된 이유가 정말 본인이 좀 잘 못해서 그런건 아닌가요?
【 기자 】
음, 네 그건 이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컷오프 대상자를 추려낸 곳이죠, 이곳의 판단 기준을 좀 봐야 됩니다.
일단 지역구 의원들은 의정활동·공약이행평가 35%, 선거기여도평가 10%, 다면평가 10%, 여론조사 35% 등이고요. 홍 의원처럼 비례대표인 경우는 의정활동평가 70%에 다면평가 30%인데요.
일단 홍의락 의원이 법안 발의 건수가 적은 건 맞습니다. 이에 대해 홍 의원 본인도 인정하고 갯수는 적지만 하나하나 정성을 다했다, 이렇게 밝히기도 했었고요. 또 일찌감치 대구에 내려가서 표밭을 다지느라 상대적으로 의정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운 여건도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든 김부겸 전 의원의 문제제기는 이런 어떤 정치적인 맥락이나 대구라는 곳의 특성 등을 고려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정량적으로 의원을 평가해서 쳐내는 것이 맞느냐 하는 건데요. 역시 저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어느정도 설득력이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이하 시간 부족하면 생략-----
【 앵커 】
네, 그렇군요. 컷오프 대상자 중에 한 명만 더 얘기해보겠습니다. 바로 송호창 의원이죠. 안철수 대표가 러브콜을 보냈는데, 국민의당으로 갈까요?
【 기자 】
네, 그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은데요. 안철수 대표가 지금 굉장히 공을 들이고 있는 것 같으니, 입당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앵커 】
송 의원이 원래 안 대표의 최측근이었잖아요. 그런데 지금까지는 탈당을 안했어요. 둘 사이가 예전같지 않은 건 아닌가요?
【 기자 】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지난해 안철수 대표가 더민주를 탈당할 때 송호창 의원은 잔류를 했죠. 그래서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별한 것 아니냐, 이런 얘기도 있었고요.
그렇지만 송 의원이 딱히 안 대표와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닙니다. 송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의왕·과천이 접전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만약 탈당을 하면 곧바로 더민주에서 그 자리에 다른 후보를 공천할 것이고, 그렇게 새누리당과 3자 구도로 가면 재선을 할 수가 없다는 판단을 한 거죠. 이 판단에 대해서 당시 안 대표도 송 의원과 교감하고 서로 이해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당시 수도권 의원들은 탈당 생각이 있더라도 대부분 이런 판단 때문에 탈당을 못한 경우가 많고요.
【 앵커 】
믿고 따르던 안철수 대표의 뜻을 거스르면서까지 남았는데 이번엔 당에서 내처졌네요.
【 기자 】
네,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다시 안철수 대표의 품에 안기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긴 한데, 좀 정략적인 판단에 따라서 당적을 옮긴다는 '철새' 이미지가 부담이 되긴 할 것 같습니다.
【 앵커 】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원중희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