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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지금 경제적으로 매우 엄중한 상황이고 위기이니까 경제 전문가를 영입해서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모시자는 논의가 이어져 왔다”며 “강 전 장관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원 원내대표는 전날 시내 모처에서 강 전 장관과 조찬을 함께하면서 이 같은 제안을 전달했고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다른 최고위원들도 강 전 장관의 영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강 전 장관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직 선대위원장 직 제의를 수락하지는 않았고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며 “시간이 많지 않으니 오래 생각할 수는 없고 곧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 출신인 강 전 장관은 김영삼 정부에서 정보통신부 장관을 역임하고 김대중 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다. 2002년 군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옛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했으나 당시 야권 분열 과정에서 탈당해 열린우리당에 입당했으며 17·18대 총선에서도 금뱃지를 달았다. 19대 총선에서는 공천에서 탈락했고 결국 탈당했고, 지난 대선때는 안철수 캠프에 합류해 안 후보를 도왔다.
새누리당이 강 전 장관을 영입하려는 것은 김종인 대표에 대한 대항마를 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3선 의원에 경제전문가인 강 전 장관은 4선에 경제학 박사, 보건사회부 장관을 지낸 김 대표와 경력 면에서 비슷하다. 현재 더민주가 김 대표를 ‘경제 할배’라고 지칭하고 ‘경제 콘서트’를 열면서 이번 선거를 경제실정 심판 구도로 만들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야권 출신의 정통 경제 전문가를 내세워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새누리당에서는 강 전 장관이 야권에 대해 잘 알고 있어 선거 전략 면에서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중도통합민주당 원내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역임한 강 전 장관이야말로 야당과 공방을 벌이기에 적임자라는 것이다.
강 전 장관이 호남 출신이란 점도 여당에는 플러스 요인이다. 지역 구도를 벗어난 선거를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다 중도 세력을 끌어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강 전 장관의 새누리당행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만큼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더민주 관계자는 “한때 야당에 몸담았던 분이지만 탈당 후 우리 당을 계속 비판해왔던 분”이라며 “새누리당의 제안이 대단한 일은 아니다”고 평가절하했다.
실제로 강 전 장관은 상위 30%에 대한 기초노령연금 지급 여부를 놓고 정부를 향한 야당 공세가 거셌던 2013년 9월 새누리당 의원 모임 강연에 참석해 “(정치공세적) 비판을 한다고 해서 같이 노심초사할
하지만 야권에선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가 밀어붙이는 경제실정 심판론의 빛이 바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경제 심판론이라는 프레임을 희석시키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우제윤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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