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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현재 새누리당 공천 여부를 결정못한 지역은 유 의원의 대구 동을이 거의 유일하다. 일필휘지의 기세로 현역 컷오프(경선 배제) 명단을 발표해오던 이한구 위원장의 칼끝이 유 의원 앞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모양새다.이 위원장은 이날 “당의 원내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당의 상황을 신경써야한다”며 “(유의원이) 걱정스러운 당 상황을 알지 않겠냐”고 운을 띄었다. 그는 “유 의원이 일찍 결론을 내려주면 우리도 빨리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유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구 모처에서 모든 연락을 끊은 채 칩거하고 있는 유 의원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 최측근은 “불출마나, 무소속 출마 등의 결정을 했다는 보도가 나오는데 모두 사실 무근”이라며 “일단 공관위의 결정이 나올 때 까진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으실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의원은 탈당 기자회견을 연 친유계 조해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용기있게, 힘있게, 당당하게 하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현재 유승민 의원이 컷오프 당할 경우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내지 불출마 선언 정도가 언급되고 있다. 친유계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10년넘게 몸담아온 새누리당을 떠난다는 것 자체가 유 의원에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향후 당을 져버린 ‘철새 정치인’으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무소속으로 총선에 나선다 하더라도 박근혜 대통령의 입김이 센 대구 지역에서의 총선이 결코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일각에선 당선되더라도 혈혈단신으로 친박계와 사투해야하는 상황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에 불출마 선언 카드가 차선책이란 주장도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결국 유 의원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용단을 내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진통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일단 지켜보기로 했던 공천탈락 친유계 의원들은 공관위의 행태를 ‘정치적 공작’으로 규정짓고‘ 유 의원 지키기’에 나섰다. 다수의 친유계 의원들은 17일부터 뜻을 모아 ‘수호대’를 자처하고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친유계 핵심 의원은 “공관위와 지도부가 시간을 끌며 유 의원의 자진 탈당을 압박하고 있는 것은 공당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
또 다른 친유계 의원은 “최종결정은 유 의원의 몫이나 20대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며 “컷오프를 당하시더라도 무소속 출마를 권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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