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 20% 컷오프’ 뒤집고 문희상·백군기 총선대열로

더불어민주당 현역 하위 ‘20%컷오프 규정’으로 공천 배제됐던 문희상·백군기 의원이 구제됐다. ‘하위 20% 컷오프’규정을 무력화시키는 ‘뒤집기 공천’이라는 비판이 대두되고 있다.
더민주는 21일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문희상 의원(5선)과 백군기 의원(초선)을 각각 경기 의정부갑과 경기 용인갑에 전략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더민주는 최고위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후보자가 없는 열세지역’, ‘역대 선거환경을 종합해 볼 때 현저한 경쟁력 차이가 있을 때’에 예외적으로 공천 배제 대상자를 전략 공천할 수 있도록 하는 부칙을 신설했다.
더민주는 지난달 24일 문희상·백군기·신계륜·노영민·유인태·송호창·전정희·김현·임수경·홍의락 의원 등 10명을 ‘하위20% 컷오프 규정’에 따라 공천 배제했다.
이중 노영민·유인태·송호창·임수경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신계륜·김현 의원은 거취를 두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전정희 의원은 탈당 후 국민의당에 입당했으나 전북 익산을 경선에서 조배숙 전 의원에게 패배했다. 홍의락 의원은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지난해 더민주 혁신위원회가 마련한 ‘하위 20%’컷오프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가 전체 현역의원을 평가한 뒤 하위 20%에 해당하는 의원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제도다. 그러나 이날 공천 배제된 문희상·백군기 의원을 공식 구제하면서 ‘하위 20% 컷오프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경기 의정부갑과 경기 용인갑이 더민주 입장에서는 험지로 분류돼 다른 공천 신청자가 없다는 것이 공식적 명분이지만 이렇게 되면 ‘컷오프 제도’를 둘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호남지역 마저 국민의당과 경쟁을 펼치고 있어 전국적으로 어렵지 않은 선거구가 거의 없는 것이 더민주의 현실이다. 결국 ‘정무적 판단’이라는 명분으로 시스템 공천이 무력화됐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는 비주류의 사퇴 공세에 맞서 “혁신안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결국 ‘혁신안’은 명분이었을 뿐이고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것이 사후적으로 입증된 셈이라는 것이다.
[박승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