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1일 유승민 의원 공천 여부는 물론 이재오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등 5개 지역구의 단수후보 추천지역 결정에 대한 결론을 또다시 하루 미뤘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이날 총선 슬로건을 발표했고 23일에는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총선 모드’로 방향을 잡으면서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계파 갈등을 수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1일 오전 새누리당은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었으나 당내 경선 없이 단수 후보 추천이 이뤄진 은평을·송파을, 대구 동구갑·달성군, 경기 성남분당갑 등 5개 지역에 대한 의결은 불발됐다.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최고위원들 간의 의견에 변화가 없었기 때문이다. 유 의원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까지 6개 지역이 핵심 쟁점으로 남은 셈이다. 지도부는 22일 밤 다시 한 번 최고위를 열어 6개 지역구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지난 16일 김무성 대표가 단수 추천지역에 대한 의결을 보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후 6일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태호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 유 의원 문제는 단수 추천지역 5건과 함께 한꺼번에 내일 같이 다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에서는 강봉균 전 장관을 영입하는 방안을 최종 확정하고 23일 강 전 장관을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선대위를 공식 발족키로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강 전 장관의 일정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공식발표는) 수요일 쯤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이와 함께 20대 총선 슬로건을 ‘뛰어라 국회야’로 정하고 총선 공약도 발표했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20대 국회에서는 동물국회니 식물국회니 하지 말고 ‘일하는 국회’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이같은 문구를 정했다”며 “제 할 일을 하지 못한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내세운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이처럼 공천에 대한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당을 총선 체제로 개편하는 것은 계파 갈등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주도의 공천 학살로 비박계의 불만이 높은 가운데 김무성 대표가 일단 친박계 행보에 제동을 걸기는 했지만 후보 등록일이 24일이어서 새로 경선을 치를 시간은 없다. 김 대표로서는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대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결론을 늦추고 총선에 집중하면서 갈등을 희석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장은 갈등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더라도 총선이 끝나면 다시금 분출할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치러질 당 대표와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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