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공천 위기 친박5人 “우리가 왜 책임져야 하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옥새투쟁 때문에 무공천 지역으로 지정될 위기에 처한 5곳의 후보자들은 25일 국회로 몰려와 김 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복귀와 공천 정상화를 호소했다. 유재길(서울 은평을)·유영하(서울 송파을)·정종섭(대구 동갑)·이재만(대구 동을)·추경호(대구 달성) 등 5명의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는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작금의 사태를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하고 최고위로 돌아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김 대표의 독단적인 5개 지역구에 대한 의결 거부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는 부적법한 것”이라며 “이는 집권당 대표로서 올바른 일도 아닐 뿐더러 우리가 청산해야 할 후진적인 구태행위로서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공관위 심의 내용이 당 대표의 부적법한 의결 거부로 묵살된다면 공관위의 존재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최고위를 무력화시켜 정당의 정상적 업무를 마비시키는 일”이라며 “이는 유권자들의 참정권을 침해하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헌법 위반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가운데 대표로 질의응답에 나선 유영하 후보는 “우리 5명은 당헌·당규가 규정한 대로 후보신청을 했고, 당이 정해준 날짜에 면접을 했다. 공관위의 판단으로 단수추천됐을 뿐인데, 왜 우리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라며 “가장 심각한 건 저희가 후보 등록이 돼서 선거에 나섰을 때 지역 유권자들은 ‘저 후보들은 어떤 하자가 있길래 당 대표가 저렇게까지 했을까’라고 하는 것. 이런 이미지 손상에 따른 표의 감소는 누가 책임지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대구 동을·동갑·북갑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류성걸·권은희 의원이 25일 함께 후보등록하며 ‘연대’를 과시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께 대구 북구 대현동에 함께 등장했다. 유 의원은 “서로 연락해서 오전 10시에 등록하기로 했고 그래서 만났다”고 설명했다. 류 의원도 “무소속 출마는 이번 공천 과정이 당헌·당규를 위배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유권자 의견이 무시돼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됐다. 직접 유권자 평가를 받겠다”고 덧붙였다. 권 의원은 “앞으로 뛰는 것만 생각하겠다”고 짧게 심경을 밝혔다. 후보 등록 후 무소속 출마 소감을 묻는 취재진에 유 의원은 “탈당해서 무소속으로 나오니 기분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유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