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지역구 5곳의 무공천을 선언한 뒤 부산으로 내려갔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16시간만에 상경했다. 김 대표는 전날 “25일까지 최고위 소집은 없다”는 발언은 철회하고, 최고위 의결 거부로 출마 기회를 잃을 처지에 놓인 후보 5명과 친박계 최고위원들의 요구를 받아들여이날 오전 11시30분 긴급 최고위를 개최했다. 관건은 이들 5명의 후보 공천장에 당인·대표직인을 찍을 수 있느냐였다. 현 사태가 이른바 ‘옥새전쟁’으로 불리는 이유다.
◆옥새 행방? 원유철“개인소유물 아냐” 김무성“당사에 있다”
전날 부산으로 날아가 김 대표를 1시간 가량 만나 설득했던 원유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당인·대표직인은 당 대표의 사유물이 아닌데, 지금 당사에 없는 상황”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대표는 “(당인·대표직인)모두 당사에 있다”고 맞받아쳤다. 현재 당 공천과정에서 문제가 된 5개 지역구(서울 은평을·서울 송파을·대구 동갑·대구 동을·대구 달성)에 대해 “도장을 찍어야 한다”는 친박계와 “당헌·당규에 위배돼 찍을 수 없다”는 김 대표 간의 갈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공천장에 날인해야 할 항목으로 표시된 부분은 ‘추천인 새누리당’(당인)과 ‘대표최고위원 김무성’(대표직인) 등 2가지다.
새누리당 측에선 통상적으로 당인과 대표직인은 당사에 보관되며 이를 누군가 가지고 이동한 전례는 없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옥새전쟁’은 물리적인 직인·대표직인의 위치보다는 효력이 있는 직인·대표직인을 최고위 의결 후 사용할 수 있게 하느냐 마느냐의 다툼이라고 볼 수 있다.
◆친박계 ‘플랜B’골몰…시간부족이 가장 큰 문제
친박계가 내놓을 수 있는 대안은 최고위를 권한대행 체제로 만든 뒤 직인을 새로 만드는 것이다. 이 경우에 당인·대표직인의 변경 등록을 해야한다. 그러나 기존 직인과 다르기 때문에 선관위에서 인정해주지 않는 다면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직인 변경신청을 받아주느냐의 문제인데, 선관위로선 새누리당 내 알력에 개입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어, 선관위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라며 “이 사항을 결정할 시간이 촉박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당헌·당규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란 뜻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당헌·당규 상 권한대행 체제는 성립이 안 된다”라고 못박고, 최고위를 열었다.
천신만고 끝에 공천장에 직인을 찍는다 해도 지역 선관위에 공천장 원본을 제출해야 후보 등록이 되는 원칙도 문제다. 이 부분은 중앙선관위 측에서 보완책을 내놨다. 중앙선관위는 “새누리당의 공천안 가운데 막판까지 보류된 5명의 공천장을 후보 등록 마감일인 25일 오후 6시까지 사본으로 가접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과거 사례의 판례를 참고한 것으로 사본이 제출되면 중앙당에 원본과 일치하는지 확인해 접수하겠다“며 ”공천장 사본이 접수되고 나서 원본은 이날 자정 전에 제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무성 “당헌·당규 수호…대통령에 항명 말도 안돼”
급박한 친박계와 달리, 김 대표는 여전히 입장변화가 없다며 최고위 의결을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여러 방안을 짜내야 하는 친박계보다는 당헌·당규에 따라 공천 기준에 위배된다는 당위성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흘러 선관위 후보 등록 시한이 지나면 자연스레 결과가 정리될 사안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가 이전과는 다르게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실제로 김 대표는 이날 긴급최고위에 들어가기 직전 한 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5곳에 대한 무공천은)오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으로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제기한 ‘책임론‘에 대해ㅅ도 “책임진다“고 잘라말했다. 이번 옥새전쟁이 ’대통령에 대한 항명‘이라는 여권 고위층의 주장에 대해 ”그런 발언을 하는 사람들은 공천을 청와대에서 했다고 주장하는 것이냐“라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는 또 ”기자회견 전 열린 최고위에서 나는 ’선의의 피해자를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상징적인 세 군데를 무공천하고, 나머지는 푸는 방향으로 가자‘고 제안했는데, 다른 최고위원들이 단호히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언급한 상징적인 세 군데는 모두 지지율이 월등히 높은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된 대구 동을(유승민 의원), 대구 동갑(류성걸 의원), 서울 은평을(이재오 의원)인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따라 의결 거부 공천안 중 일부만 무공천으로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번 옥새전쟁을 두고 당 안팎에선 김 대표가 당내 비박계의 지지세를 얻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신 이번 공천이 친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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