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리턴 매치’에서 여야 정치적 맞수들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이번 총선을 포함해 3차례 이상 맞대결을 펼친 숙적 간 승부는 다른 승부보다 흥미롭다. 서로를 너무 잘아는 라이벌 관계인데다 과거 전적의 스토리가 더해지기 때문이다. 이번 20대 총선의 리턴매치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도 등 전국 9개 지역구 중 더민주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번 리턴 매치의 대표 격전지는 서울 서대문갑이다. 이성헌 새누리 후보와 우상호 더민주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다섯 번째 대결을 펼쳤다. 둘 다 연세대 81학번으로 각각 학도호국단 총학생장과 총학생회장 출신이다. 지금까지 네 번의 대결에서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던 만큼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결승전이다. 이번 대결에 양측이 모두 배수진을 친 이유다.
결과는 우 후보의 압승이었다. 우 후보는 54.7%(오후 11시30분 현재)의 득표를 기록해 이성헌 후보(40.9%)를 멀찌감치 따돌리며 3선 고지에 올랐다.
서울 서대문을은 새누리 정두언 후보, 더민주 김영호 후보의 세 번째 리턴 매치가 벌어졌다. 지난 두차례의 총선에선 정 후보가 연거푸 당선됐던 지역구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김영호 후보가 그동안의 패배를 설욕하며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됐다. 김 후보는 정 의원을 9.8% 포인트차(오후 11시30분 현재)로 눌렀다. 현역인 정두언 후보가 4선 도전에 실패한 것이다. 김 후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을 보좌하며 6선을 지낸 김상현 전 의원의 아들이다.
여야 여성 중진들의 리턴매치가 펼쳐진 경기 고양정에서는 김현미 더민주 후보가 3선 고지에 오르며 5선을 노리던 김영선 새누리 후보를 꺾었다. 당초 김현미 후보가 우위를 점한 가운데 김영선 후보가 막판 맹추격을 함에따라 혼전이 예상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결과 김현미 후보의 압승이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손범규 새누리 후보 간 세 번째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경기 고양갑에서는 심 후보가 상대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진보정당 최초의 3선 의원이 됐다. 박준 더민주 후보와의 단일화 실패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지만, 심 후보의 아성은 예상보다 훨씬 공고했음이 확인된 것이다.
경기 시흥갑에서는 현역인 함진규 새누리 후보가 백원우 더민주 후보를 누르고 역대 전적 2대1로 우위를 점했다. 백 후보는 4년 전 단 202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데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경기 안양 동안을에서는 17대 총선 이후 심재철 새누리 후보에게 내리 3패를 당했던 이정국 더민주 후보가 설욕에 성공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하지만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심 후보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4연패 가능성이 높아졌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됐던 부산 북·강서갑에서는 ‘삼수생’ 전재수 더민주 후보가 박민식 새누리 후보에게 첫 승을 거뒀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곳으로 꼽혔던 대전 서을에서는 자민련 소속으로 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이재선 새누리 후보가 박범계 더민주 후보에게 패하면서 금뱃지 탈환에 실패했다.
충북 청주서원구는 재대결 지역 중 가장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출구조사 결과 오제세 더민주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최현호 새누리 후보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표 결과 최 후보가 우 후보를
[손일선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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