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차기 당권 물밑 경쟁, 김종인 뚜렷한 입장표명 없어

더민주 차기 당권 물밑 경쟁, 김종인 뚜렷한 입장표명 없어

↑ 김종인/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차기 대표는 총선 이후 원내 제1당의 수장이라는 무게감이 더해진데다 내년 대선을 총괄적으로 준비하고 관리하는 막중한 임무를 갖고 있습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는 아직 뚜렷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지만 대표직 유지를 희망한다는 관측이 강합니다.

그는 사석에서 "나는 아무 욕심이 없다. 쓰러진 정당을 이 정도 만들었으니 보람이 있다"면서도 "이제 경제민주화를 통해 국민이 잘살 수 있도록 희망을 준다면 여한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더민주가 원내 1당으로 등극했지만 정권교체를 이뤄내려면 자신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석됩니다. 김 대표는 15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제가 여기(더민주에) 올 적에 수권 야당을 만들기 위해 왔다고 약속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 대표 측에서는 '합의 추대론'까지 나온다. 한 인사는 "김 대표가 당을 난파 위기에서 구한 것 아니냐. 합의만 된다면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잠재 후보들은 합의 추대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인천 계양을에서 당선된 송영길 전 인천시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전대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제대로 된 경선을 통해 당의 역동성을 살려야 한다. 합의 추대는 당의 활력을 죽이는 일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당권 도전을 고민 중인 한 재선 의원도 "합의 추대는 당원의 대표 선출권을 봉쇄하는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대표의 출마와 합의 추대 여부는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입장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가 김 대표를 지원할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50대 주자'를 중심으로 한 세대교체론이 화두로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당 주변에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송 전 시장을 비롯해 박영선 전 원내대표, 김부겸 전 의원, 김영춘 전 의원은 공교롭게도 '새물결'을 기치로 내건 중도 성향 50대 중진급 인사의 모임인 '통합행동' 소속입니다.

송 전 시장은 "이제는 노령화를 어떻게 해결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존재론적 고민을 하는 50대 대표가 나와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공천 배제 후 총선에서 백의종군한 정청래 의원도 "주변에서 당 대표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며 전대 출마를 시사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반(反) 문재인 정서는 호남 민심이반의 본질이 아니다"며 "북한궤멸론과 햇볕정책 부정, 비례대표 공천장사 운운으로 김대중과 광주정신에 대한 모욕이 호남의 역린을 건든 것은 아닐까"라며 김 대표를 겨냥했습니다. 김 대표가 전대에 출마할 경우 정체성을 짚겠다는 포석을 둔 것으로 해석됩니다.

새누리당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꺾고 서울 종로 수성에 성공한 정세균 전 대표의 출마설도 나옵니다.

정 전 대표 측은 "정 전 대표가 흩어진 야권의 중심추를 하는 역할을 고민하지 않겠느냐"면서도 "총선이 끝난 직후여서 전대 부분까지 고민은 못 해봤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