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을 마친 두 야당의 행보가 대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 승리에 도취해 ‘전리품 싸움’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당은 ‘제3당의 힘’을 과시하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몸을 낮추고 있다.
최근 더민주에서는 ‘김종인 합의추대론’이냐 ‘경선’이냐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반면 법안과 정책에 관련된 진지한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19일에도 김영춘 비대위원이 “경선이 불가피하다”며 또다시 합의추대론에 제동을 걸었다. 앞서 정청래 의원도 “셀프 공천에 이은 셀프 대표는 북한식 용어”라며 ‘합의추대론’을 원색적으로 비판한 바 있으며 김부겸·박영선·송영길·정성호 당선자도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더민주의 한 당선자는 “결국 새누리당과 정부의 실정으로 어부지리로 지지를 준 것이지 더민주가 잘했다고 국민이 지지한 것이 아니다”면서 “지금 지도체제 문제로 자리다툼을 할 때가 아닌데 더민주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소속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말만 앞섰다가는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총선 후 국민의당 주요 인사들은 ‘세월호 특검’, ‘이명박·박근혜 정부 청문회’ 등을 주장하며 공세를 취했었다.
김정현 국민의당 대변인은 “당분간 정책정당 기조를 유지할 것 같다”면서도 “이에 앞서 정책 스크리닝과 당내 의견을 모으는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 18일 비공개 최고위 회의에서는 ‘정책최고위’ 등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기구를 만들어야한다는 주장도 있었다고 한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우리는 집을 짓다가 선거를 치렀기 때문에 이제 집을 마저 지어야 한다”며 당의 기반부터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은 오는 2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워크숍에서 주요 정책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계획이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워크숍에서 (당 정책을) 전체적으로 논의하겠다”며 “지금은 시급한 민생 현안 처리가 우선”이라고 했다.
[박승철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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