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발생한 이포보 장병 익사 사건의 희생자들이 발견 당시 엎드린 채였는지 아니면 누워있었는지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관계자는 구명조끼가 등쪽이 먼저 떠올라 엎드린 채 발견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육군측은 “당시 이포보 공사를 하고 있던 인부들이 물 위에 떠있던 장병들을 물가로 끌고 나왔는데 얼굴을 볼 수 있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육군의 입장대로 구명조끼를 입은 장병이 누워서 발견됐다면 구명조끼의 등쪽 부력이 더 강했다는 당시 수사팀 설명과 부합하지 않는 셈이어서 새로운 의혹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육군의 관계자는 29일 “사고가 난 직후 인근에 있던 공사장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직접 물에 떠 있던 장병들을 물가로 끌고 나왔고 사고 현장에 군 관계자는 없었다”며 “물가로 데리고 나올 당시 얼굴이 보였다는 진술이 있다고 수사 보고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식 계통을 통해 작성된 수사 보고서의 내용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게다가 육군의 설명대로 물에 빠진 장병들이 하늘을 보고 누운 채 발견됐다면 군이 당시 구명조끼의 기능을 작전에 맞게 엎드린 채로 물에 뜨게 만들었다는 전제조건과도 배치된다.
이에 대해 당시 수사에 참여한 관계자는 “(수사하는 과정에서)사고자들이 엎드린 채로 있다가 건져졌다고 보고를 받았고 이 때문에 구명조끼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닌지 추가로 조사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구명조끼의 부력을 가슴쪽에 더 높도록 조정해야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지휘 참고용으로 보고했다”며 “정밀 검증해서 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공식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육군측은 이날 “이포보 사고 현장은 와류(소용돌이)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구명보트에서 떨어진 장병들이 깊이 2~3m의 물 속에서 수차례 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를 반복했을 것”이라며 “이미 물 속에서 익사한 상태였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군용 구명조끼의 문제점이 당시 군 수뇌부에 보고됐는지도 주목된다. 김관진 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사건 한달 뒤인 2010년11월 국방부 장관으로 취임했고, 육군 참모총장은 사건 발생 때 황의돈 전 총장이었으나 사고 조사 등이 진행될 때는 김상기 전 총장으로 바뀌었다. 육군의 관계자는 “군용 구명조끼의 부력 문제가 제기된 뒤 이를 수정하겠다는 보고가 육군본부에 2011년 1월 올라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고 수사를 담당했던 헌병대가 구명조끼의 문제점을 발견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이 의견을 받은 군수참모부가 실제로 구명조끼를 새로 제작할 지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군용물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거액의 예산이 수반되기 때문에 최소한 참모총장에게 필수적으로 보고를 해야한다. 그러나 구명조끼를 개선하겠다고 결정한 이유가 이포보 익사 사고에서 문제점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육군이 작전적 요구를 이유을 내세워 관련 규정과 반대로 등쪽 부력이 강한 구명조끼를 제작한 경위도 석연치않다. 군용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국방기술품질원의 관계자는 “국방 규격에 따르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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