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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이후 첫 청와대와 여야 원내지도부 회동이 이뤄진 13일 신임 여야 원내지도부와 인사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에게 우스갯소리를 하자 참석자들이 박장대소했다. 김 의장은 “사람들이 그렇게 말씀들을 한다”고 답하자, 박 대통령은 “유재석씨가 참 진행을 매끄럽게 잘 하고 인기도 좋은데, 정책을 풀어가는 것도 매끄럽게 잘 해주시기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처럼 박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지도부 6명의 회동은 과거 어느 때보다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 모두 국민이 바라는 ‘협치’를 위해 소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회동은 당초 예상시간을 뛰어넘는 1시 22분간 진행됐다.
3당 원내지도부 6명과 청와대 참석자들은 이날 오후 2시 53분께 회동 장소인 청와대 접견실에 도착해 담소를 나눴다. 이날 회동은 인사 순서를 통해 ‘여소야대 정국’을 그대로 보여줬다. 여야 3당 6명은 의석수와 서열 순서에 따라, 출입문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김성식 국민의당 정책위의장 순으로 자리를 잡고 박 대통령을 기다렸다.
분홍색 재킷에 회색 바지 차림을 한 박 대통령은 2시56분께 입장해 이들과 순서대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14년 ‘통일 대박’ 구상을 밝힌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분홍색 재킷을 착용했다. 포용을 강조하고 활기찬 관계를 강조하고자 하는 색 선택으로 풀이된다. 우 원내대표는 빨간색과 파란색이 섞인 사선 무늬 넥타이를 착용해 마치 더민주와 새누리당간 협치에 대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원내 1당이 된 더민주 우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주먹을 쥐어보이며 “국회에서는 막 이렇게 싸우시는데 실제론 등단 시인이시라고···맞지요?”라고 부드럽게 인사를 했고, 우 원내대표는 “네. 연대 국문과를 나왔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이 “정치도 좀 시적으로 하시면 어떨까, 잘 풀리지 않을까”라며 “또 대변인만 여러번 하셨다고, 그래서 말씀을 굉장히 잘 하시고···”라며 말하자 참석자 모두 가볍게 웃었고, 우 원내대표는 “잘 하진 못하는데 정직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박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장도 맡으셨다는 얘길 들었다. 나도 국회에서 비상위원장을 맡았었다. 참 고되고 힘든 자리인데···팔씨름도 왕이시라고, 무술 유단자시고···”라며 거듭 유머섞인 덕담을 건낸 뒤 “어려운 일이 있어도 잘 버텨내시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부족한 사람이라 어깨가 무겁다. 의원들의 총의를 모아서 잘 극복하겠다”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박지원 원내대표를 보자 반가운 표정으로 “아유 오랜만에 뵙습니다. 안녕하셨어요? 국회에서 세번째로 원내대표 맡으신 거죠?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라며 “그래서 정책을 풀어가시는데 거의 달인같이 잘 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쌓으신 경험도 많고 경륜도 풍부하시니까 여러 어려운 일들을 잘 풀어서 정말 일하는 국회로, 국민들이 바라는 국회로 이끌어 가는데 많이 힘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3수를 했다”고 답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낸 박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 덕담을 경청하며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하는 등 친근한 모습으로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변재일 정책위의장에게 “갈무리라는 노래, 그게 애창곡이라고 들었다. 갈무리를 좀 잘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해 또 한번 참석자들이 크게 웃었고, 김광림 정책위의장에겐 “진돗개를 대단히 사랑하신다고 들었다. 나도 진돗개 좋아한다”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테이블에 앉기에 앞선 기념사진
[남기현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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