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한으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국회 취재기자와 함께 정치권 현안을 짚어보겠습니다.
이성식 기자 나왔습니다.
【 질문1 】
이 기자, 반 총장이 어제(25일) 내놓은 발언을 놓고 사실상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많은데요.
【 기자 】
그동안 지지율 1위의 대선후보이면서도 정작 내년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어제(25일)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초반에는 이런 입장을 유지했습니다.
▶ 인터뷰 : 반기문 / 유엔 사무총장
- "퇴임을 하면 무엇을 할 것이냐 이에 대한 질문을 한국에서만 받는 것이 아니라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제게 물어봅니다. 선거운동 해줄게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국제사회에 커지니까 제 입장이 난처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촬영하지 않는 비공개 상태에서 언론의 돌직구 질문을 반 총장도 피하지 않으면서 수위가 높은 발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 질문2 】
예를 들면 반기문 총장이 내년이면 73살의 고령이기 때문에 출마에 어려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같은 경우 반 총장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웠을 것 같은데요.
【 답변 】
그 질문에 대해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려줬습니다.
반 총장은 미국 대선 후보들이 70살, 76살이라며 체력 문제는 전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신이 1년에 하루도 감기에 걸려 쉰 적도 없고, 그건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아파 결석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도 예상치 못한 고강도 발언에 술렁이는 분위기였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표적인 별명은 '기름장어'입니다.
까다로운 질문을 요리조리 잘 피해간다고 해서 언론이 붙여준 건데, 이를 감안하면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 아닐까 싶습니다.
반 총장은 대망론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입장을 내놨습니다.
자생적으로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은 제가 인생을 헛되게 살지 않았고, 노력한 데 대한 평가가 있는 것이란 생각에 자랑스럽고 고맙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 질문3 】
반 총장의 이러한 발언을 접한 새누리당의 반응은 어땠나요?
【 기자 】
새누리당은 한 마디로 반색했습니다.
총선에서 예상치 못한 패배로 대선 주자들이 큰 상처를 겪으면서 그동안 대안 부재론에 시달려왔는데요.
대선 지지율 1위 후보인 반 총장의 합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어제(25일) 반 총장과 저녁을 함께 먹었던 원희룡 제주지사의 얘기 한 번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원희룡 / 제주지사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제지도자가 이미 되신 분이기 때문에 만약에 결심을 하시고 출마하시면 반드시 당선되실 수 있도록 돼야 하고요. 현실적인 면을 포함해서 본인의 역할을 고심하신다고 했으니까 좀 기다려보고…."
【 질문4 】
반 총장이 여당 후보로 나선다면 경쟁해야 하는 야당 입장에서는 달가운 상황은 아닐텐데요.
【 답변 】
두 야당은 어제(25일) 반기문 총장이 참석했던 포럼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여당과 온도차를 보였는데요.
대선 출마 시사 발언까지 나오자 즉각 견제에 나섰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논평을 내고 "유엔 사무총장을 임기 중에 정치적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나라의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외교관이 쓰는 용어치고 이보가 강하게 대선에 출마하겠다는 용어가 어디에 있느냐"며 다만 대선 경쟁력에 대해서는 "앞으로 잘 보라"고 설명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경쟁에 끼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 인터뷰 : 박원순 / 서울시장(YTN라디오 신율의 새아침)
- "우리로서는 유엔사무총장을 배출한 국가로서 자존심 같은 게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유엔 결의문의 그런 정신이 지켜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보고요."
【 질문5 】
마지막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임박했다는 분위기입니다.
다시 한 번 청와대와 국회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 기자 】
여당은 일명 상시청문회법이 통과되면 국정이 마비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오히려 일하는 국회가 될 것이라며 맞서고 있습니다.
특히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의 레임덕까지 경고하면서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일단 20대 국회는 이 문제로 여야 관계가 꼬인 채 시작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다만, 야당은 국회 다수당인만큼 일단 정상적으로 국회를 연 뒤에 절차에 따라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