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공공기관장 워크숍을 주재한 박근혜 대통령 표정은 단호했다. 복장도 진한 녹색재킷에 회색바지였다. 녹색은 일종의 전투복 이미지가 강하다. 통상 박 대통령은 비장한 각오로 개혁을 강조하거나 정면돌파 의지를 다질 때 녹색 재킷을 입었다.
회의 모두에 박 대통령은 부채감축과 농림수산·문화예술 부문 4개 기관 폐지, 임금피크제 도입, 능력중심 채용 확산 등 지난 2년간의 공공개혁 성과를 나열한 뒤 “이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가야할 개혁의 길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노동 공공 교육 금융 등 4대 개혁을 차질없이 완성해서 경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올해 공공개혁의 두가지 키워드는 성과 중심 조직문화 구축(성과연봉제 도입)과 기능조정(구조조정)이다.
지난 10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을 끝으로 120개 공공기관 모두 성과연봉제 도입을 결정한 상태다. 그러나 상당수 기관은 노조동의 없이 이사회 승인만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해 야당과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성과연봉제 도입을 확정하고도 노조 동의를 확보하지 못한 기관들은 직원들 동의를 얻는 노력을 계속해 주기 바란다”며 적극적인 정당성 확보 노력을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연공서열식 호봉제로는 직원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하는 동기를 부여하기도 어렵고 우수한 인재들을 길러내기도 힘들다”며 “업무 성과에 따라 공정한 보상과 대우가 이뤄지면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가 자연히 조성돼 무사안일주의를 개선하고 결과적으로 조직 생산성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70%가 넘는 국민들은 성과연봉제 도입에 찬성하고 있다”며 “공무원은 이미 1999년부터 성과연봉제를 시작했고, 공공기관 간부직도 2010년부터 적용하고 있는데 이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국민 입장에서 보면 기득권 지키기에 다름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적극적인 노조 설득 노력과 정확한 내용의 홍보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박 대통령은 한국전력과 마사회 등을 모범 사례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선제적으로 노사 합의를 이끌어낸 한전이나 마사회 등의 사례를 보면 기관장이 직접 나서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적극 바로 잡았고, 직원들을 설득하면서 노사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칭찬했다.
공공기관 기능조정과 관련해 박 대통령은 “올해 기능조정 대상인 에너지·교육·환경 분야는 경제와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불가
[남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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