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27 전당대회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이에 따라 더민주 당권 구도는 ‘송영길-추미애’양강 구도에 출마를 고려 중인 신경민, 박영선, 이종걸 의원 등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전환됐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로 당권 경쟁의 무게감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22일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가 나오면서 여러 선후배 의원들이 출마를 권했고 저 스스로 고민도 했다”면서 “당을 수권정당으로 일신하는 것이 급선무 아닌가 하는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그는 “그런데 당은 꼭 제가 아니라도 수권정당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그렇다면 남은 것은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다른 역할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천명하지 않았으나 “정치적 진로는 열어두겠다”면서 여지를 남겼다. 당초 김 의원이 대구행을 결심한 것은 당선 이후 대권 도전을 바라보겠다는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임기 2년의 당대표직에 도전하면 내년 말 대권 도전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당권 도전 보다는 대권 도전 직행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그러나 최근 더민주 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김 의원에게 당권도전을 권유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그의 최종 결심이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김 의원의 불출마 결정에는 당내 역학관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원내대표·국회의장 경선에서 친노·친문 그룹의 압도적 우위를 확인한 상황에서 대표 경선에 나설 경우 승리를 예상하기 어렵다는 현실론이 고려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김 의원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 밖의 세력까지 아우르는 범야권 결집을 시도하며 차기 대권 도전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의 불출마 결정으로 당 대표 경선은 ‘송영길-추미애’양자 구도로 펼쳐지게 됐다. 호남 출신인 송영길 의원의 ‘영남 대권 후보-호남 당 대표론’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추미애 의원은 범주류와 정서적으로 가장 가까운 후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재선의 신경민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초선으로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저력과 방송 앵커 활동으로 쌓은 인지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박영선, 이종걸 의원의 경우 ‘비주류 단일후보’를 노리고 있는데, 범주류의 표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신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서 김진표 의원이 출마한다면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박승철 기자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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