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이 국방·외교·통일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나면서 외신들도 일제히 이 파문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미국 경제 전문지 블룸버그 통신은 30일(이하 현지시간) “이번 최순실 국정 개입 파문으로 아시아에서 네 번째로 큰 경제 강국인 한국이 경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지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며 “최근 한국 경제가 조선·철강업 불황에 이어 삼성 갤노트 리콜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까지 겹쳤다”고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어 “최순실 사태로 인해 커진 정치적인 불안정성은 장기적인 경제 성장 전망과 국가 경쟁력 저하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한국의 국가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은 신뢰를 잃고 2013년 집권 이후 정치적으로 최대 위기를 맞았다”면서 “최근 한국 통일부는 최씨의 개성공단 중단 결정에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부인했지만 올해 초 개성공단 전면 중단에 최씨가 관여했을 지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 ‘북한이 2년 안에 무너진다’는 이른바 ‘북한 붕괴론’을 계속 얘기해 온 것으로 알려진 최씨가 개성공단 폐쇄 등 대북정책을 결정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6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개성공단 중단 결정이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이라며 최씨의 개입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사태가 한국을 뒤흔드는 이슈가 된 이유에는 최씨가 알려진 것보다 국정에 더 깊이 관여했을 것이라는 의혹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최순실 스캔들이 커지면서 박 대통령은 대통령직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 국민들은 박 대통령이 돌팔이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믿는다”며 “한국 첫 여성 대통령의 레임덕이 굳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29일 열린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해 “사이비 종교 교주의 딸이 주요 국정에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시민들이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은 이번 사태를 ‘샤머니즘 스캔들’로 표현하고 “이번 파문은 샤머니즘을 숭배하는 최태민 일가와 연관돼 있다”며 “최씨 일가가 얼마나 깊숙이 국정에 관여해 이득을 챙겼는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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